덴마크·그린란드, 3자 안보 협정으로 트럼프 합병 야욕 저지
덴마크·그린란드·미국 3국, 유엔총회 계기로 3자 안보협정 체결
그린란드에 미군 기지 2곳 늘리고 주둔 미군 대폭 확대
트럼프 "그린란드 안보에 대한 영구적 통제권 확보"
덴마크 및 그린란드 모두 협정 환영 "짐 내려놨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합병 야욕 일단락
[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고 주장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미군 주둔을 늘리는 협정에 서명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섬을 빼앗겠다던 트럼프를 저지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와 함께 3자 안보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은 이번 협정에 따라 그린란드에 대규모 군사기지 두 곳을 건설하고, 주둔 병력도 대폭 늘리게 된다.
트럼프는 이번 협정이 "미국에 그 영토(그린란드)의 안보와 그 밖의 모든 필요 사항에 대한 영구적 통제권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절한 장소들에 대규모 군사 주둔 기반을 구축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며 그린란드에 군사기지 두 곳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어떠한 적대 세력도 앞으로 그린란드에 군사적 주둔 기반을 마련하거나, 우리의 명시적 서면 승인 없이 그곳에 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냉전 당시 미국은 북극권의 요충지인 그린란드에서 17개 군사시설을 운영하면서 1만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켰다. 덴마크는 1951년에 미국과 협정을 맺고 미국이 그린란드에 원하는 만큼 파병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현재 그린란드에 남아 있는 미군 시설은 약 150명의 병사가 주둔하는 피투피크 우주기지뿐이다. 트럼프는 2024년 말부터 러시아 및 중국 등의 북극해 진출, 천연자원 등을 언급하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월의 경우 그린란드 병합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일단 그린란드 남부 나르사르수아크의 옛 군사기지를 다시 가동할 계획이다. 나르사르수아크에는 냉전 초기인 1950년대까지 '블루이 웨스트 원'이라는 미군기지가 운영됐다. 미국은 이와 함께 그린란드 동부 메스테르스비그에도 군사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린란드의 닐슨은 22일 협정에 서명한 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윈(win-win-win) 협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안보가 우리의 안보이고, 우리의 안보가 여러분의 안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합병 위협에 시달렸던 그는 "이제 우리 어깨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덴마크의 프레데릭센 역시 "덴마크 왕국은 이제 어제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정을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협정'이라고 부르며, 미국과 그린란드, 덴마크는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모두에 좋은 협정이라고 설명했다. 프레데릭센은 기자회견을 정리하며 "이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러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역시 소셜미디어 엑스(X)에 "새로운 합의가 집단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번 협정을 환영했다. 이어 협정이 "북극과 북대서양 지역의 안보 강화는 유럽과 북미 모두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프레데릭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지난해 공개한 차세대 국가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에 그린란드·덴마크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번 협정에 골든돔 방어가 포함되었냐고 묻자 "골든 돔의 최종 형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