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혼자 '미끌' 넘어지더니…"버스기사 탓" 뒤통수 때린 취객
[파이낸셜뉴스] 버스 운행 도중 취객에게 폭행당한 버스기사의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8시께, 부산에서 2년째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 중인 제보자 A씨가 운행하던 버스에서 자리에 앉아있던 중년 남성이 의자 밑으로 미끄러져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승객 10여명을 태우고 내리막길에 있는 정류장을 향해 가고 있었으며, 하차하려 일어선 승객 2명을 제외한 다른 승객들은 흔들림 없이 앉아 있었다. 이처럼 평온하게 운행 중이던 버스 안에서 갑자기 미끄러진 남성은 자리를 고쳐 앉고 비속어를 내뱉었다.
당시 남성과 함께 있던 여성 일행은 그를 제지하며 A씨에게 괜찮다고 말했지만, 이 남성이 학생들에게 "뭘 쳐다보노! 머리를 확 다 깨버릴라!"며 시비를 걸자 분위기는 다시 험악해졌다. A씨는 이 남성이 당시 술에 취한 듯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행인 여성이 이를 말리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졌고, 그 이후 남성은 갑자기 "이거 기사 잘못이다! 저 기사 때문에 내가 다쳤는데 왜 내가 가만히 있어야 하나!"라며 버스기사인 A씨에게 화풀이를 시작했다.
이 남성은 운전석으로 다가와 차를 세우라고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내뱉었고, 일행이 만류하는 데도 "운전 잘못해서 다친 것 아니냐"며 따지기도 했다. A씨는 남성의 시비가 이어지자 경찰에 신고하고 버스를 세웠으나, 뒤차들이 경적을 울리기 시작하자 남성이 손잡이를 잡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버스를 조금씩 앞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그동안 줄곧 남성을 말리던 여성이 갑자기 "왜 제가 손잡이를 잡지 않았는데 출발하냐"며 따지기 시작했고, 남성은 혼자 앞으로 휘청이더니 허리를 부여잡고 운전석으로 다가가 A씨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이에 A씨는 "뒤차들이 못 빠져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여성은 "뒤차가 중요하냐, 승객 보호가 중요하지 않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한 A씨는 결국 다른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이후에도 이 남성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기사가 운전을 험하게 해 넘어졌다"며 신고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보여준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뒤 남성에게 업무방해와 폭행, 모욕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따.
A씨는 사건 당일 운행을 마친 뒤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로 응급실을 찾았다며, 하루 쉬고 운행 업무에 복귀했지만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1일 사건 담당 경찰이 배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