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찾는 편의점 상비약...판매 품목은 13년째 묶여
추석·설 연휴 CU 안전상비약 매출
전주 대비 각각 70.1%·88.6% 증가
약국 문 닫는 연휴 수요 확인
[파이낸셜뉴스] 명절 연휴처럼 약국 이용이 어려운 기간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상비약 제도가 도입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판매 품목은 사실상 제자리인 만큼 국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판매 품목을 현실에 맞게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U의 지난해 추석 연휴(10월 5~7일)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70.1% 증가했다. 올해 설 연휴(2월 16~18일)에도 전주 같은 요일보다 88.6% 늘었다. 두 명절 연휴의 매출 증가율은 단순 평균으로 78.9%에 달한다. 약국이 문을 닫는 명절 연휴 기간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편의점 안전상비약은 심야나 공휴일 등 약국 이용이 어려운 시간대에 가벼운 증상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실제 소비 수요가 확인됐다.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약국이 문을 닫는 심야와 공휴일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도입됐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가 허용된 품목은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13종이다. 다만 어린이용 타이레놀 2개 품목이 생산 중단되면서 실제 구매 가능한 품목은 11종이다. 약사법 시행령상 최대 20개 품목까지 지정할 수 있지만 제도 도입 이후 추가된 품목은 없다.
품목 확대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7~2018년 지사제와 제산제 등을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약사회 등의 반대 속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논의가 장기간 중단됐다가 지난해 다시 정책 논의가 본격화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10년 넘게 유지된 안전상비약 제도에 대해 환경 변화를 반영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품목 조정과 판매요건 완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 28일에는 국회에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편의점 안전상비약 정책토론회'가 열려 정부와 소비자단체, 대한약사회 등이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기존 11종에서 최대 20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사제와 제산제 등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약사회는 안전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품목 선정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추가 지정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가 단순히 판매처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대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인 만큼 소비자 수요와 의약품 안전성을 함께 고려해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상비약으로 들어가는 물량은 전체에서 보면 매우 소량이기 때문에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라면서 "판매채널 확대보다는 편의성 측면에서 상비약 품목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