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李에 "영부인 잘 계시나"…30분 정상회담, 시작과 끝 '골프'
미투자 진전에 전격 성사…트럼프 이날 마지막 양자회담
리셉션 도중 별도 공간서 회담 '전작권·핵잠·조선' 협력 논의
트럼프 "골프 한번 해야"…회담 말미엔 12월 G20 화제
한미, 지연된 후속 현안 재가동 '워싱턴서 조속 협의 추진'
【파이낸셜뉴스 뉴욕(미국)=최종근 기자】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2일(현지시간) 뉴욕 정상회담은 대미 투자 협의가 막판 진전을 이루면서 전격 성사됐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조선 협력 등 현안이 오간 30분 회담이었지만, 두 정상 사이의 대화는 비교적 가벼운 화제로 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뒤 김혜경 여사의 안부를 물었고, 곧바로 "골프를 한번 해야 되는데"라고 말을 건넸다. 이날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한미 간 안보 협의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환담과 전화 통화도 각각 두 차례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빽빽한 외교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미 정상회담은 이날 예정된 양자 정상회담 가운데 마지막 순서로 진행됐다. 여러 정상과의 연쇄 회동을 이어간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외교 일정의 마지막 양자 회담 상대로 이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당초 이번 유엔총회 참석 기간 뉴욕에서 별도의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후 투자 협의가 진전을 보이면서 상황이 빠르게 바뀌었고, 이날 30분 정상회담이 전격 성사됐다.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주최한 리셉션과 맞물려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오후 7시께 리셉션장에 먼저 도착해 주요국 정상들과 환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셉션장에 바로 들어오지 않고 인근 별도 공간으로 이동했고, 이 대통령도 오후 7시20분께 해당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회담에 들어갔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리셉션장에 먼저 가서 다른 정상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정상회담 장소로 먼저 왔다"며 "정상회담을 마친 다음 두 정상이 함께 리셉션에 합류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회담장에 들어선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트럼프 대통령의 첫 화제는 김 여사의 안부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코멘트는 '영부인 잘 계시느냐'는 것이었다"며 "바로 이어서 '골프를 한번 해야 되는데'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대미 투자 협의가 큰 틀에서 진전을 이룬 데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회담 초반 투자 문제가 화제에 오르자 양 정상은 배석한 러트닉 장관을 바라보며 쉽지 않은 협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잘됐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다만 개별 투자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다.
본격적인 현안 논의에서는 전작권 전환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조선 협력도 테이블에 올랐다. 조선 협력에 대한 후속 협의를 가속화하는 한편, 우리는 방위비 증액과 한반도 방위에서 더 많은 책임을 맡겠다는 의지를 설명하는 한편, 핵잠수함 관련 논의에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의제가 대거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 다룬 주제는 거의 대부분 조인트 팩트시트에 있던 주제들이고 새로운 주제는 별로 없었다"며 "여러 곡절로 지연되거나 정체된 부분들을 다시 복원해 가속화하자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 협의가 진전을 보인 것을 계기로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한미 간 후속 현안들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리는 데 방점이 찍힌 셈이다.
회담의 마지막에는 다시 골프 이야기가 등장했다. 두 정상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거론됐고, 이를 계기로 골프를 함께하면 좋겠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이날 논의된 현안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워싱턴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 대미 투자 협상이 진전을 이룬 만큼 그동안 속도가 더뎠던 원자력 협정, 핵잠수함, 조선 협력, 전작권 전환 등 주요 현안의 후속 논의도 함께 가속화할 방침이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 성사에도 정부는 해결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고민거리다. 이른바 '쿠팡 사태'와 관련한 문제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의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 한미 관계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email protected] 최종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