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딸과 성관계 영상 있냐" 따지러 간 아버지…CCTV 돌려보니 '반전'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딸과 사장 사이 '영상 여부' 따지다 폭행 시비 法 CCTV·목격자 진술로 혐의 입증 안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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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4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베이커리 앞. 이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딸을 둔 A씨가 매장을 찾아왔다. A씨가 사장 B씨(41)에게 따져 물은 건 민감한 문제였다. 자신의 딸과 B씨 사이에 성관계 동영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곧 실랑이가 벌어졌다.

실랑이는 결국 폭행 시비로 번졌다. B씨는 A씨가 자신이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가로막고 몸으로 여러 차례 밀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은 경찰 수사를 거쳐 법정까지 갔고 A씨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찍은 도로 방범 폐쇄회로(CC)TV에는 다른 장면이 남아 있었다.

CCTV 영상 속 A씨는 한동안 매장 앞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후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모습이 찍혔고, 약 15초 동안 A씨와 B씨가 모두 화면에서 사라졌다.

B씨 측은 폭행이 바로 이 15초 사이 CCTV 사각지대에서 벌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매장 출입구 주변의 사각지대가 생각보다 넓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가 출입구를 막은 채 B씨를 여러 차례 밀었다면 두 사람이 연달아 서게 돼 적어도 B씨의 모습 일부는 CCTV에 잡혀야 하는데, 해당 구간에는 두 사람 모두 보이지 않았다.

폭행을 봤다는 직원의 기억도 또렷하지 않았다. 직원 C씨는 법정에서 A씨가 손으로 B씨를 잡는 모습은 봤다고 했지만, 실제로 밀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만으로는 A씨가 어떤 신체 부위를 이용해 B씨를 밀쳤다는 것인지조차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한 달 뒤 제출된 고소장과 직원의 녹취록 역시 폭행 방법을 뚜렷하게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봤다.

오히려 몇 분 뒤에는 B씨가 A씨를 미는 장면도 CCTV에 찍혔다. B씨가 A씨에게 다가간 뒤 수초 동안 A씨를 붙잡아 매장 쪽으로 밀었다가 다시 도로 쪽으로 잡아당겨 미는 모습이 영상에 남았다.
결국 법원은 A씨가 B씨를 폭행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6형사단독(김진성 판사)은 지난 7월 13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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