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비싸서 못 먹던 고기였는데" 美서 와규 도매가 40% 가까이 하락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고급 쇠고기로 통하던 일본산 와규의 가격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도매가격이 40% 가까이 하락하면서 대형마트와 패스트푸드점,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도 와규를 접할 수 있게 됐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산 와규는 엔화 약세와 공급 증가, 유통망 확대를 바탕으로 미국 내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특유의 마블링과 풍미, 엄격한 생산·이력 관리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과거 고급 식당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와규가 일상적인 소비 공간으로 판매처를 넓힌 것이다.

가격 하락 폭도 컸다. 미국에서 일본산 와규 스트립로인 도매가격은 최근 몇 년간 1파운드(약 454g)당 65달러에서 41달러로 약 37% 떨어졌다. 100g 기준으로는 약 9달러(약 1만2500원) 수준이다.

와규 가격 하락에는 공급과 환율, 유통 변화가 함께 영향을 줬다. 일본 내 생산량이 늘어난 가운데 엔화 약세가 이어졌고, 미국에서도 일본산 와규를 취급하는 수입·유통업체가 증가하면서 구매 접근성이 높아졌다.

다만 일본산 와규는 일반 쇠고기보다 여전히 가격이 높다. 미국 소매가격은 1파운드당 100~120달러 수준부터 시작한다. 최근 미국 쇠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일반 고급 쇠고기와 와규 사이의 가격 격차는 이전보다 좁아졌다.

소비 방식도 일반 쇠고기와 다르다. 촘촘한 마블링과 진한 풍미 때문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적은 양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 높은 가격에도 접근할 수 있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산 교잡종 등을 포함한 현지 와규 시장 규모는 현재 약 18억달러에 이른다. 2034년에는 3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처도 고급 스테이크하우스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가격 부담이 낮아지면서 대형 유통업체와 패스트푸드 체인, 경기장 등으로 와규 판매 공간이 확대됐다.

구체적인 판매 사례도 늘고 있다. 패스트푸드 체인 아비스는 와규 햄버거를 판매하고 있으며, 코스트코는 일부 매장과 온라인에서 일본산 A5 등급 스트립 스테이크 3파운드를 349달러에 내놓고 있다. 아시아계 식료품 체인 미쓰와 마켓플레이스에서는 전골용으로 얇게 썬 A5 와규를 1파운드당 120달러에 판매한다.

와규를 즐기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일부 고급 스테이크하우스는 A5 와규를 손님 테이블 옆에서 직접 구워 제공하고, 디즈니월드에서는 이를 초밥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서 '와규'라는 명칭이 널리 사용되면서 제품별 품질 차이도 커지고 있다. 일본산 와규는 일본흑우 등 4개 품종을 기준으로 생산·이력을 관리한다. 일본에서는 소마다 10자리 개체식별번호를 부여해 출생일과 품종, 사육 농장, 처리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고급으로 분류되는 A5 등급은 풍부한 마블링과 높은 지방 함량을 특징으로 미국에서도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한편 미국 시장 확대는 일본 생산자들에게 새로운 판매처가 되고 있다. 일본 내 공급 증가와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해외 판매 필요성이 커졌고,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일본산 고급 쇠고기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일본 #미국 #와규 #쇠고기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