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전 기름 가득 채우지 마세요"...추석 고속도로 주유소 L당 100원 깎아준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추석 연휴 귀성객의 유류비 부담을 덜기 위해 전국 재정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값을 리터(L)당 100원씩 일제히 낮추기로 했다. 국제유가 반등세 속에서 서민 체감 물가를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일반 주유소 업계는 공공 재정을 통한 시장 왜곡이자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지난 17일 판매가 대비 L당 100원 인하해 판매한다. 단,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민자고속도로 주유소와 국도·도심 주유소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준일인 지난 17일 해당 주유소들의 평균 판매가는 휘발유 L당 1844원, 경유 1834원이었다. 할인 기간에는 각각 1744원, 1734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일반 승용차나 SUV 기준 50L를 주유할 경우 약 5000원, 60L 기준 약 6000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이번 할인에 소요되는 재원 약 60억 원은 전액 한국도로공사가 부담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고유가 부담을 공공이 함께 분담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휘발유 15%, 경유·LPG 25%)를 11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고, 전기차 이용자를 위한 낮 시간대 충전요금 할인도 병행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세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기름값은 최근 1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으나, 최근 두바이유가 배럴당 126.5달러로 뛰는 등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상, 명절 이후 가격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에 대비한 선제 조치다.
그러나 일반 주유소 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9000여 개 일반 주유소가 지원에서 배제된 채, 고속도로 주유소에만 세금을 투입해 가격 경쟁력을 얹어주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정부가 공공기관 재정을 투입해 특정 주유소에만 L당 100원의 인위적 할인을 제공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 가격 기능과 공정경쟁 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행위"라며 "전체의 2%에 불과한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에 편파적 특혜를 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연휴 기간 고속도로 주유소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혼잡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부는 이번 연휴 나흘간 3093만 명이 이동해 추석 당일인 25일에만 684만 대가 도로로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주유소 진입로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현장 관리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차량 동선을 분리 운영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