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언프레임] 최고의 스펙은 인성이다
인생이란 능력(才)과 태도(德)의 함수다. 특히 요즘엔 너도나도 스펙, 스펙 하지만 사람은 절대 무슨 통조림 같은 공산품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선 사회적 조건과 자격으로 사람을 분류하고, 정작 중요한 인성교육은 내팽개쳐 왔다. 따지고 보면 사람에게 스펙 운운하는 건 일종의 인격 모독이다. '아프니까 청춘'은 더욱 아니며, 아프면 환자일 뿐이다.
치열한 기업 경영프로세스에서 매우 중요한 채용(staffing)과 면접은 동전의 양면이다. 사람을 뽑는다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지식보다는 인품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직원을 뽑는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태도(attitude)는 가르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절대 아무나 뽑지 마라(Hire carefully)"라는 대명제하에 미국을 대표하는 전설적 최고경영자(CEO)였던 사우스웨스트항공(SWA) 허브 켈러 회장을 비롯한 최상위 리더들이 늘 "돼지에게 노래를 가르치지 마라"라고 외쳤던 이유다. 테슬라 왕국의 일론 머스크는 수많은 인재를 채용하며 가장 크게 후회한 실수로 재능만 보고 인성을 보지 않은 점을 꼽았다고 한다.
우선 면접의 제1조는 '잘난 모습'보다 '바른 인성'이다. 실제로 대기업 면접 현장의 최빈출 단어도 '인성(人性)'이었다. "스펙이 좋으면 일도 잘한다"는 통설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최근에는 학벌 고정관념을 깬 구글처럼 리딩기업들을 중심으로 '스펙 다이어트'가 널리 퍼지고 있다. 한마디로 "스펙보다 스토리, 스토리보다 인성"이라는 거다. 한편 오늘날 우리 사회 도처에서 벌어지는 인성 파탄의 모습은 '인성보다 성공'을 외쳐온 부모와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외모지상주의와 물질숭배로 뒤범벅된 이 천박한 풍토에서 바른 인성을 기대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것이다. 하기야 인성의 끝판왕들이 정치판에 널려 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뭘 보고 배웠겠는가. 그나마 최근 '학벌보다 인성'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은 다행이다.
무릇 바탕(質)이 좋아야 단계(品)를 거쳐 모양(格)이 나오는 법이다. '성(性)'이란 인간의 가장 근본 원료다. 그 바탕인 성질(性質)을 닦아야 성품(性品)이 길러지고, 비로소 인격(人格)이 바로 설 수 있다.
기자불립(企者不立)!
일찍이 노자는 인격적 충전 없이 앞서려는 건 발끝으로 오래 서 있으려는 것과 같다고 했다. 서양에선 인성이 결핍된 사람을 '펑크난 타이어(flat tire)'에 비유한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인성이 뒤틀린 자는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향후 인공지능(AI)·로봇 시대에 감사, 배려, 공감 등 바른 인성은 인간에게 절대적 비교우위를 부여해 줄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인간이 AI라는 도구적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인간다움'을 지키는 것이다. "위대함은 지능이 아니라 인격에서 나옵니다." 과거 스탠퍼드대에서 행해진 연설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강조한 말이다.
서울벤처대학원 초빙교수
■약력 △경희대 교수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평가팀장 △민주평통 상임위원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