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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총성' 울린 추가은… '0.054초 역전극' 펼친 김영찬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첫 10발부터 선두에 선 추가은
역전 허용 없이 5점차 中 따돌려
그란 투리스모 7 출전한 김영찬
e스포츠 대표팀 첫 동메달 수확

23일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이 사격과 e스포츠 종목 메달을 따냈다. 이날 10m 공기권총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추가은.연합뉴스
23일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이 사격과 e스포츠 종목 메달을 따냈다. 이날 10m 공기권총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추가은.연합뉴스
e스포츠 그란투리스모7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쥐고 미소짓는 김영찬. 연합뉴스
e스포츠 그란투리스모7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쥐고 미소짓는 김영찬. 연합뉴스
'금빛 총성' 울린 추가은… '0.054초 역전극' 펼친 김영찬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투혼이 종목의 경계를 넘어 일본 나고야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적만이 흐르는 사격장에서는 매서운 눈빛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명중시킨 '명사수'가 탄생했고, 엔진 득음이 진동하는 가상의 서킷 위에서는 0.054초 차이의 짜릿한 역전극을 펼친 '명품 레이서'가 한국 e스포츠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안겼다.

추가은(임실군청)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246.3점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사흘간 번번이 만리장성의 벽에 막혀 '노골드'에 신음하던 한국 사격에 숨통을 틔운 귀중한 첫 금빛 총성이다.

그야말로 '기록의 제전'이었다. 추가은은 앞선 본선에서 582점(엑스텐 19개)을 쏴 아시안게임 본선 신기록을 작성하며 전체 1위로 통과하더니, 결선에서는 고니시 유카리(일본)가 2017년 작성한 종전 아시아 기록(245.3점)을 1.0점이나 뛰어넘는 새로운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2019년 전국체전에서 김민정이 세운 한국신기록과도 타이를 이루는 대기록이다. 한국 선수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 김윤미 이후 무려 16년 만의 쾌거다.

결선 무대는 추가은의 강철 같은 멘탈이 빛난 독무대였다. 중국 응원단이 격발 순간마다 쏟아낸 고성과 함성 등 노골적인 텃세도 그의 방아쇠를 흔들지 못했다. 첫 10발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그는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채 은메달을 딴 선이야오(중국·241.3점)를 무려 5.0점 차로 완벽하게 따돌렸다. 2017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출전했지만, 지난 항저우 대회 무대를 밟지 못했던 뼈아픈 시련을 완벽한 비상으로 승화시킨 순간이었다. 추가은은 앞서 열린 단체전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 김보미(부산시청)와 함께 은메달을 합작한 데 이어 25일 혼성 단체전에서 대회 2관왕을 정조준한다.

같은 날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홀에서는 타는 듯한 아스팔트의 열기가 가상공간을 가득 채웠다. e스포츠 '그란 투리스모 7' 종목에 출전한 김영찬(DCT 레이싱)이 피 말리는 레이스 끝에 대한민국 e스포츠 대표팀에 동메달을 선사했다.

사실성이 뛰어나 실제 포뮬러1(F1) 드라이버들도 연습 겸 취미로 즐긴다는 이 종목에서, 현역 모터스포츠 선수이기도 한 김영찬의 레이스는 한 편의 영화와 같았다. 서로 다른 트랙과 차종으로 치러진 3개의 결승 레이스 중 그는 첫 레이스에서 벽에 충돌하며 6위로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배경으로 한 '그랜드 밸리 하이웨이-1' 트랙에서 치러진 레이스 2에서 기적을 썼다. 6위로 출발한 그는 특유의 침착함으로 인코스를 사수하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어 엎치락뒤치락하는 선두 경쟁 속 랩 피니시 라인을 앞두고 슬립스트림(공기 저항 이점)을 완벽하게 활용해 선두 타지 마디라(말레이시아)를 극적으로 추월했다. 두 선수의 격차는 불과 0.054초였다.

메달 색깔이 걸린 마지막 레이스 3은 딥 포레스트 레이스웨이에서 피트 스톱을 통한 타이어 교체와 연료 보충이 얽힌 고도의 전략전으로 펼쳐졌다. 김영찬은 미디엄 타이어로 출발해 랩 9에서 소프트 타이어로 승부수를 띄웠다. 일본 고쿠분 료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랩 15에서 끝내 그를 따돌리며 분전했다. 비록 막판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파레흐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3위로 체커기를 받았지만, 종합 승점 25점을 기록해 동률인 알파레흐를 제치고 값진 동메달을 확정 지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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