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 먹다가 '컥' 기도폐쇄 조심… "아이는 꼭 카시트에 태우세요" [건강한 한가위 고향가는 길]
온가족 안전 주의보
집에서 발생한 목 막힘 사고 평소 1.7배
떡과 고기처럼 질긴 음식이 특히 위험
교통사고 30% 증가 0~9세 비중 늘어
멀미약 유의… 응급실 위치도 알아둬야
"독감 유행, 모임 미루거나 예방접종을"
추석 연휴 아이 안전사고는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명절 음식과 이동, 모임이 겹치는 연휴에 아이의 몸은 평소보다 지쳐 있다"며 "연휴에 아이가 아프면 보호자는 당황하므로 중앙응급의료센터(E-Gen)과 129, 우리동네 달빛어린이병원의 위치를 연휴가 오기 전에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이 안전사고, 명절에 유독 늘어
23일 질병관리청 응급실 조사에 따르면 명절 기간 기도폐쇄, 화상, 교통사고, 이물질 삼킴 사고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발생한 기도폐쇄는 추석 명절 하루 평균 0.5건으로 평소 0.3건보다 1.7배 많았다. 발생의 85.7%가 60세 이상에서 발생했고 85.7%가 음식으로 인해 발생했다. 추석 기간 기도폐쇄로 응급실에 내원한 사례 중 57.1%가 입원으로 이어졌다. 떡과 고기처럼 질긴 음식이 특히 위험했다.
화상 사고는 추석 기간 하루 평균 8.9건으로, 평소 4.0건보다 2.2배(122.5%) 증가했다. 집에서 발생한 화상 중 부엌·주방에서 발생한 비율은 평소 68.1%에서 77.4%로 높아졌다. 뜨거운 액체에 의한 화상이 64.7%로 가장 많고, 냄비와 같은 뜨거운 물체와의 접촉이 26.3%로 다음 순이였다.
교통사고는 명절 2일 전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평소 대비 약 30% 증가), 0~9세의 비중도 평소보다 늘어난다. 그런데 12세 이하 카시트 사용률은 62.5%로 성인 안전띠 착용률(77.3%)보다 낮아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을 대량으로 만드는 날 아이를 조리 공간에 들이지 않는 것, 장거리 이동 전 카시트를 점검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물질 삼킴 사고도 어린아이에게 집중된다. 최근 5년간 접수된 사고의 67.6%가 7세 이하, 56.3%가 2세 이하였고 품목은 자석이 가장 많았다. 명절에 큰아이의 장난감이 바닥에 나와 있는 상황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름이 지났다고 방심하긴 이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식중독은 9월에 45건·환자 1475명으로 8월(42건)과 7월(37건)보다 많았으며, 전체의 약 15%가 9월에 몰렸다. 원인균 1위는 살모넬라로 79건·4248명이었고 환자 수 기준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살모넬라 발생은 2021년 32건에서 2025년 79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명절에는 많은 양의 음식을 미리 만들어 실온에 오래 두는 일이 반복되는 만큼 조리 시 중심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익히고, 조리 후에는 즉시 먹거나 냉장 5도 이하·냉동 영하 18도 이하에 보관해야 한다. 달걀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세정제로 손을 씻는 것이 좋다.
만성질환으로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연휴에 끊기지 않도록 처방 일수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장거리 이동에 멀미약을 쓴다면 연령 확인이 필수다. 먹는 멀미약 중 복합제는 3세 미만 영유아와 수유부에게 사용하지 않으며 승차 30분~1시간 전에 복용한다. 붙이는 패취제는 어린이용 제품만, 최소 4시간 전에 한쪽 귀 뒤에 한 장만 붙이고, 붙인 뒤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약이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 동공이 커지고 시야가 흐려질 수 있다.
■이럴 땐 연휴라도 바로 진료받아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은 공휴일이나 야간처럼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때에 8세 이하 소아에게 나타나는 38도 이상의 고열을 '응급증상에 준하는 증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소아 경련은 그보다 앞선 '응급증상'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제시하는 소아 119 기준은 △입술 색이 보라색이거나 안색이 매우 나쁜 경우 △숨쉬기 힘들어 보이거나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경우 △흔들어도 반응이 없거나 축 늘어져 있는 경우 △경련이 멈추지 않거나 멈췄는데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 △극심한 설사·구토로 축 늘어지는 경우 △달래도 진정되지 않는 극심한 복통이나 혈변을 동반한 구토 △머리를 강하게 부딪쳐 출혈이 멈추지 않는 경우다.
특히 생후 3개월 미만 영아의 발열은 그 자체로 진료 대상이다. 초록색 담즙이 섞인 구토는 장중첩증의 신호일 수 있으며, 장중첩증의 약 80%는 생후 6개월에서 2세 사이에 발생한다. 아이가 경련을 한다면 먼저 옆으로 눕히거나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 입안 분비물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하고, 경련이 시작된 시각과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 대한소아신경학회는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면 119에 연락해 응급실로 갈 것을 권고한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있다. 손발을 바늘로 따서는 안 되며, 청심환이나 기응환은 물론 해열제를 포함한 어떤 것도 입에 넣지 말아야 한다. 숟가락이나 손가락을 입에 넣으면 아이 치아와 보호자 모두 다칠 수 있고, 팔다리를 억지로 펴거나 꽉 붙잡는 것도 피해야 한다. 좋은 마음으로 하는 이런 조치들이 실제로는 아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번 연휴에는 독감 유행주의보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내려졌기 때문에 접종이 가능하면 하는 게 좋다"며 "특히 열이 나거나 기침하는 아이는 이동과 모임을 미루는 것이 아이와 고령의 조부모를 함께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