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인데 상당수는 '초보 수사관'…특사경, 檢수사지휘 폐지에 홀로 설까
검사 수사지휘→'지도·조언'…순환보직에 수사 전문성 우려
법무연수원 교육 5배 확대…전담인력·관리체계 구축 과제
[파이낸셜뉴스]오는 10월 검사의 수사지휘에서 벗어나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역량 강화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관세·식품·환경 등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는 특사경은 2만명을 넘어섰지만, 상당수가 일반 행정공무원으로 순환보직에 따라 수사를 담당하고 있어서다. 수사지휘 폐지로 특사경의 독자적인 판단 영역이 커지는 만큼 전문수사 인력 육성과 자체 통제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35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총 2만419명의 행정공무원이 특사경으로 지명돼 활동하고 있다. 1956년 도입된 특사경은 식품·환경·보건부터 병무·관세·지식재산 등 전문 행정분야 공무원에게 관련 범죄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오는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검사와 특사경의 관계는 기존 지휘·감독에서 상호협력 관계로 바뀐다. 검사의 수사지휘 대신 특사경이 필요한 경우 검사에게 '지도·조언'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법무부도 지난 22일 기존 특사경 수사지휘 관련 규칙의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등 후속 법령 정비에 나섰다.
문제는 특사경의 수사 전문성이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주최 형사정책세미나에서 "대부분의 특사경은 수사업무 외에 담당 분야 사무를 처리해야 하고, 수사업무는 생소하며 발령 주기가 1~2년"이라며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와도 자기가 처리하지 않고 다음 사람에게 미루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회복하거나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6개월~1년가량 유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반면 특사경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시 특사경의 경우 직접 범죄 단서를 찾아 착수하는 기획·인지수사 비중이 2019년 39.2%에서 지난해 60%까지 높아졌다. 단순 행정단속을 넘어 직접 범죄 혐의를 포착해 수사하는 역할이 확대된 셈이다.
현장에서는 수사지휘 폐지를 계기로 사건 성격에 따라 협력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희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경제수사과장은 "가짜 상품 수사 등 단순하고 정형화된 수사는 지도와 조언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새로운 사건이나 판례가 엇갈리는 복잡한 사건은 조금 더 빠른 단계에서 지도·조언을 요청하고, 검사도 기소·공소유지 관점에서 조언해주는 방식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사경 교육 확대에 나선다. 법무연수원은 현재 연간 20회·1000명 규모인 교육을 향후 75회·5100명으로 늘리고 경력·주기별 교육과 직무별 전문·심화과정, 관리자 과정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강 과장도 "신규 수사관에 대한 실무형 사례교육과 과·팀장 등 관리자 대상 특화교육, 경력별로 필요한 주기적인 보수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뿐 아니라 특사경 조직 자체를 전문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11일 세미나에서 신현기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사경이 해당 분야 사무는 너무 잘 알지만, 수사권을 주고 수사실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별도의 '특별사법경찰법'을 제정하고 특별사법경찰청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