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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시댁 안 간다고요"..MZ 부부들의 명절 보내는 법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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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결혼 2년 차인 33살 여성 정모씨는 올 추석 연휴 때, 남편 김모씨와 대판 싸웠다. 시댁에 가지 않고, 친정집에만 있겠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양가 어른들을 찾아뵙자고 아내인 정씨를 설득했지만, 목석(木石)과 같은 반응이 돌아왔다. 정씨는 "결혼생활은 당사자끼리 사는 건데, 굳이 스트레스 받으며 시댁에 가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서양 사회처럼 부모들이 자식의 독립된 결혼생활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어릴 때 엄마와 아빠가 어디든 함께 하며 사랑을 듬뿍 줘왔기 때문에 명절만이라도 같이 있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학교와 직장, 사회에서도, 심지어 군대에서도 과도하게 자식을 따라다니며 편애하는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들이 쏟아지면서 슬하에서 자란 자식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명절에 양가 부모를 찾아뵙는 등 최소한의 예의를 보였지만, 요즘은 양가 자체를 가지 않는 추세로 급변한 것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대가 지날수록, 명절 때 양가 방문이 아닌, 각자 본인의 부모를 뵈러 가는 젊은 부부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혼까지 비화된다는 분석이다.

신혼 생활 중인 박모씨(34)도 이번 추석 명절 때 골머리를 앓았다. 처가에서 전을 수십 장 부치는 등 명절 일거리를 최선을 다해 거들었지만 "전도 하나 못 부치냐"는 장모의 핀잔만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른바, '시월드'가 아닌, '처월드'인 셈이다. 박씨는 속된 말로 이 꼴, 저 꼴 보기 싫어 내년 명절부터 처가에 가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고, 신혼집도 내가 샀는데도 아내가 '칼퇴근해서 아이 동화책을 읽어주고, 집안 일 하라'고 잔소리 한다"며 "힘든 회사 일에 집안일까지 도맡고, 명절에 처가에서 전까지 부치는 독박 결혼생활이면 애초 장가를 안 갔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추석 때 시댁에서 독박 설거지를 하는 등 차별을 받았다고 남편한테 화냈더니, 남편이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신을 두고, 남편이 사라졌다는 사연이 퍼지면서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며칠 뒤 남편은 아내에게 "앞으로 명절에는 반드시 시댁에 가고 이를 어길 경우 이혼에 동의하며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내밀었고, 아내는 결국 각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시댁에 가지 않자 남편은 해당 각서를 첨부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데이터처의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326건, 이혼 건수는 8만8130건으로 집계됐다.

명절 갈등의 핵심에는 시댁이나 처가 방문 문제가 있었다. 듀오라이프컨설팅이 전국 기혼 여성 4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8.1%가 '시댁 방문은 어렵고 불편하다'고 답했다. 시댁 방문을 불편하게 만드는 식구로는 시어머니(41.8%)가 1위였으며, 시누이(21.2%)가 뒤를 이었다.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와 비에나래가 전국 돌싱 남녀 5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명절 부부 갈등의 단면이 드러났다. 여성이 꼽은 명절 최대 스트레스 요인은 '시댁 가족과의 만남'(29.3%)이었던 반면, 남성은 '아내와의 일정 조율'(30.5%)을 1위로 꼽았다.

법조계는 양가의 간섭과 명절 증후군이 이혼의 큰 사유라고 지적했다. 서울가정법원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예컨대, 시댁에서 며느리한테 뭐라 하면, 처가에서도 시댁에 따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며 "결혼 당사자들은 양가를 존중하고, 양가 부모들도 자식들의 독립된 결혼생활을 이해해 줘야만 이혼을 피할 수 있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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