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에 이란 '하늘길' 막혔다…국제선 줄취소·고립 심화
美, 23일부터 이란 항공사에 서비스 제공하는 외국 업체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발효
오만·아제르바이잔·조지아 등 이란발 항공편 취소 속출…마한항공, 터키·오만 노선 중단
트럼프 행정부, '경제적 디데이' 목표로 해상 봉쇄 이어 항공 등 전방위 고립 작전 전개
러시아·중국은 제재 동참 거부하며 운항 유지…터키·UAE 전면 중단 여부는 미지수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이란 항공산업에 대한 제재를 본격 발효하면서 이란을 오가는 국제선 항공편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해상 봉쇄에 이어 항공로까지 틀어막으며 이란을 고립시키는 '경제적 디데이(economic D-Day)' 작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란 항공사에 연료 주입, 착륙 서비스, 지상 조업, 항공권 판매 등을 제공하는 외국 기업들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 되어 글로벌 달러 금융 시스템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전 세계 모든 이란 항공사가 운항을 멈추게 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이달 들어 이란 상업 비행기들이 무기와 인력 수송에 동원됐다며 수십 곳의 항공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 주변국들은 속속 이란과의 하늘길을 끊고 있다. 이란 민간항공 당국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23일을 기해 오만 무스카트와 이라크 바그다드행 노선이 취소됐고 아제르바이잔은 자국 공항 내 이란 항공사의 취항을 전면 금지했다. 조지아 역시 수도 트빌리시로 향하는 상업 비행을 멈췄다.
이란 최대 민간 항공사이자 과거부터 제재 대상에 올랐던 마한항공은 터키(이스탄불, 앙카라)와 오만 노선의 운항을 자체적으로 중단했다.
이번 조치로 수십 년간 이어진 제재와 전쟁 피해로 가뜩이나 열악했던 이란 항공 인프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전문가들은 9000만 이란 인구가 필수 의약품 수급과 해외 이동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제재가 길어질 경우 이란 항공사들이 사실상 국내선 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의 '하늘길'이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다. 실시간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제재 발효일인 23일에도 테헤란에서 이스탄불과 UAE 두바이 등 주요 허브 공항으로 향하는 일부 항공편이 운항됐다.
특히 미국 주도의 제재 국면에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마한항공 등의 취항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이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교류는 상호 존중에 기반한 것"이라며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란과 경제 교류가 활발한 터키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최종 행보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터키 당국은 최근 미국의 압박에 따라 이란 은행의 라이선스를 취소하는 등 금융 제재에는 협조하는 모양새지만 300만 명에 달하는 이란인 관광객과 양국 교류 규모를 고려할 때 전면적인 항공편 차단에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