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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2억원 제주 산업단지 대전환 뜯어보니… 새 사업 19개·지방비 1114억이 관문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33개 사업 중 14개는 계속사업
총사업비 3개 후보지 가운데 최대
지방비 1114억·비중 34.5% 가장 높아
강원 문막보다 총액 크지만 국비 적어
내년 1분기 최종 지정 여부 결정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전경. 제주도는 이곳을 거점으로 용암해수산업단지와 대정·구좌·금능 농공단지를 연계해 재생에너지와 청정바이오, 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전경. 제주도는 이곳을 거점으로 용암해수산업단지와 대정·구좌·금능 농공단지를 연계해 재생에너지와 청정바이오, 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산업단지 대전환 계획 3232억5000만원 가운데 신규사업은 19개다. 지방비 계획액은 1114억4000만원으로 전체의 34.5%를 차지해 3개 후보지역 중 비중이 가장 높다.

3232억5000만원이 이번 후보지 선정으로 한꺼번에 확보된 예산도 아니다. 기존에 추진 중인 14개 사업이 포함돼 있고 신규사업 역시 최종 사업지구 지정과 개별 공모,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연차별 예산 확보를 거쳐야 한다.

24일 산업통상부·국토교통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쟁력강화사업계획을 종합하면 제주의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은 3대 중점과제와 6개 실천과제 아래 33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총사업비 계획액은 3232억5000만원이다. 재원별로 국비 1874억6000만원, 지방비 1114억4000만원, 민간 등 기타 재원 243억5000만원이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를 거점으로 용암해수산업단지와 대정·구좌·금능 농공단지를 연계한다. 떨어져 있는 5개 산업단지의 에너지와 제조, 바이오, 기업지원, 인력양성 기능을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 '첨단' 산단도 20년… 재정비 대상 됐다

이창흠 제주특별자치도 기후경제부지사가 지난 22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지구 후보지 선정과 제주 산업단지 전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이창흠 제주특별자치도 기후경제부지사가 지난 22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지구 후보지 선정과 제주 산업단지 전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노후거점산업단지' 사업의 거점이 된 배경에는 조성 시점이 있다.

정부의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은 착공 후 20년 이상 지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다.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조 인공지능 전환과 친환경 에너지, 산업구조 고도화, 청년 근로·정주환경 개선까지 여러 부처 사업을 한데 묶는 방식이다.

2025년 기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193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생산액은 1조505억원, 고용 인원은 3587명이다.

제주 계획은 이 산업기반에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 전환(AX), 청정바이오를 접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RE100 산업단지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개념이다. AX는 제조와 물류, 에너지 관리 등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AI 전환을 뜻한다.

제주는 여기에 청정바이오 연구개발과 기업지원, 청년 일자리, 근로·정주환경 개선을 결합했다.

■ 3232억원 중 새 사업은 19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기업·연구시설 일대. 2025년 기준 이 단지에는 193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생산액은 1조505억원, 고용 인원은 3587명이다. 사진=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기업·연구시설 일대. 2025년 기준 이 단지에는 193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생산액은 1조505억원, 고용 인원은 3587명이다. 사진=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전체 33개 사업 가운데 신규사업은 19개, 계속사업은 14개다.

재생에너지 분야 신규사업에는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RE100 산단 인프라 구축,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 구축, 산업계 에너지 관리 시스템 보급, 산업단지 친환경설비 인프라 지원 등이 포함됐다.

청정바이오와 제조혁신 분야에서는 산업집적지 경쟁력강화사업, 바이오산업 전주기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데이터 기반 바이오 연구개발센터, 스마트 물류 플랫폼, AX 실증산단, 제주 농산물 스마트 가공센터, 스마트 생태공장 등이 신규사업으로 분류됐다.

청년 분야에서는 청년 일자리 도약 장려금과 제조 AX 산학혁신파크, 일터혁신 상생컨설팅, 통합관제센터, 산업단지 노후공장 청년친화 리뉴얼, 청년문화복합센터, 부처연계형 노후산단 개발 등이 새 사업에 포함됐다.

반면 분산에너지 특화단지 조성,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지역혁신클러스터 바이오 기업지원, 기업 수요 맞춤형 연구개발 지원, 스마트공장 구축·고도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등은 계속사업이다.

따라서 3232억5000만원 전체를 이번 후보지 선정으로 새롭게 생기는 투자액으로 볼 수 없다.

향후 사업의 재정효과를 정확히 따지려면 국비 1874억6000만원 가운데 신규 확보분이 얼마인지, 지방비 1114억4000만원 가운데 추가로 편성해야 할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가 구체화돼야 한다.

■ 제주 지방비 34.5%… 세 곳 중 가장 높다

제주 용암해수산업단지 일대. 제주도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를 거점으로 용암해수산업단지를 연계해 청정바이오산업의 연구개발과 기업지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제주용암해수센터 제공
제주 용암해수산업단지 일대. 제주도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를 거점으로 용암해수산업단지를 연계해 청정바이오산업의 연구개발과 기업지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제주용암해수센터 제공

전국 3개 후보지역을 비교하면 제주의 재원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제주 총사업비는 3232억5000만원으로 강원 문막 3124억원, 전북 완주 2741억3000만원보다 많다. 3개 후보지역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비만 놓고 보면 순서가 달라진다. 강원 문막의 국비 계획액은 2072억원으로 제주 1874억6000만원보다 197억4000만원 많다. 제주가 문막보다 전체 사업비는 108억5000만원 크지만 국비 계획액은 오히려 적다.

차이는 지방비에서 벌어진다. 제주의 지방비 계획액은 1114억4000만원으로 전체의 약 34.5%다. 강원 문막은 777억원으로 약 24.9%, 전북 완주는 654억7000만원으로 약 23.9%다.

제주 지방비 비중은 문막보다 약 9.6%포인트, 완주보다 약 10.6%포인트 높다. 민간 등 기타 재원은 제주 243억5000만원, 문막 275억원, 완주 331억원이다.

제주가 세 후보지역 가운데 가장 큰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지방재정 역할도 그만큼 큰 구조다.

다만 지방비 1114억4000만원 전액을 앞으로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계속사업 14개가 포함돼 있어 이미 투입됐거나 편성된 재원이 섞여 있을 수 있다. 현재 공개 자료만으로 추가 지방비 부담액을 확정할 수는 없다.

■ 후보지일 뿐… 예산 확보는 이제부터

제주시 한림읍 금능농공단지 복합문화센터. 이번 경쟁력강화사업에는 제주지역 대정·구좌·금능 농공단지가 연계산단으로 포함돼 제조·가공 기능과 에너지·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연결하는 구상이 담겼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시 한림읍 금능농공단지 복합문화센터. 이번 경쟁력강화사업에는 제주지역 대정·구좌·금능 농공단지가 연계산단으로 포함돼 제조·가공 기능과 에너지·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연결하는 구상이 담겼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현재 제주가 넘은 문턱은 최종 사업지구 지정이 아니라 후보지역 선정이다.

산업통상부와 국토교통부는 제주와 전북 완주, 강원 문막 등 3개 후보지역의 사업계획을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보완한 뒤 2027년 1분기 경쟁력강화사업지구로 확정·고시할 계획이다.

최종 지정 이후에도 33개 사업이 한꺼번에 시작되는 구조는 아니다. 관계부처별 공모와 심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편성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제주도가 제시한 생산액 22%, 수출액 19%, 고용 10% 증가와 온실가스 배출량 5% 감축도 아직 성과가 아닌 목표치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숫자는 3232억5000만원이라는 총액보다 신규 19개 사업에 실제로 확보되는 예산이다. 국비 1874억6000만원 가운데 정부 예산에 반영되는 금액과 지방비의 연도별 부담 규모가 사업 현실성을 가를 핵심 지표가 된다.

5개 산업단지를 하나의 사업권으로 묶은 구상도 이 과정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의 기업·연구 기반과 용암해수산업단지의 바이오 자원, 농공단지의 제조·가공 기능을 기업 활동과 공급망으로 실제 연결해야 33개 사업이 각각 흩어진 사업에 머물지 않는다.

재생에너지로 산업단지 전력을 공급하고 인공지능으로 제조와 물류를 고도화하면서 제주 자원을 바이오산업으로 연결하고 청년이 일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한다는 계획도 예산 확보와 사업 집행에서 성패가 갈리게 된다.

결국 3232억5000만원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확정될 신규 19개 사업의 실제 투자 규모다. 2027년 1분기 최종 지정과 이후 국비·지방비 확보 과정이 제주 산업단지 대전환 계획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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