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벤틀리, 첫 전기차 '토르칼' 공개…럭셔리 SUV 전동화 시동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내연기관·전기차 선택폭 확대
한 번 충전 최대 600㎞ 주행
고성능 S 모델 888마력 발휘

벤틀리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 벤틀리모터스 제공
벤틀리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 벤틀리모터스 제공

[파이낸셜뉴스]벤틀리가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을 앞세워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전동화에 나선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에 전기차를 더해 고객 선택지를 넓히고, 기존 고급 소재와 맞춤 제작 역량을 전기차로 확장한다. 최대 600㎞의 주행거리와 급속 충전 성능을 확보하면서 승차감과 실내 소재 등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특성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전기차로 라인업 확장…급속 충전 16분
벤틀리모터스는 영국 런던에서 도심형 럭셔리 전기 SUV 토르칼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고 24일 밝혔다.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은 네 번째 모델 라인업으로, 디자인부터 개발·생산까지 전 과정이 영국 크루에서 이뤄진다.

프랑크-슈테펜 발리저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7년간 벤틀리는 여유롭고 강력한 퍼포먼스와 탁월한 안락함, 최고급 천연 소재를 통해 구현되는 정교한 영국의 장인정신, 그리고 영혼이 담긴 사운드를 갖춘 완성도 높은 자동차를 만들어왔다"며 "새로운 토르칼은 이러한 벤틀리의 본질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브랜드를 정의해 온 모든 영역에서 비범한 기준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토르칼은 기본형과 성능을 강화한 '토르칼 S'로 구성된다. 기본형은 최고출력 821마력(PS), 최대토크 121.7㎏·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3.4초가 걸리며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활성화 시 최고출력 888마력, 최대토크 137.7㎏·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2.9초, 최고속도는 시속 260㎞다. 블랙 외장 장식과 전용 범퍼·리어 디퓨저 등을 적용해 기본형과 외관에서도 차이를 뒀다.

두 개의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와 순용량 113kWh 배터리를 탑재한다. 정격 전압은 800V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 최대 600㎞다. 400kW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높이는 데 16분이 걸린다. 7분 충전으로 확보할 수 있는 주행거리는 약 160㎞다.

차체 길이는 약 5m로 벤틀리 4도어 라인업 가운데 가장 짧다. 트렁크 용량은 460L이며 전방에도 90L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벤틀리 최초의 풀 액티브 서스펜션을 적용해 노면과 운전자 조작에 따라 차체를 독립적으로 제어한다.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조향하는 전자제어식 사륜 조향 기능도 기본 탑재했다.

벤틀리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 S'. 벤틀리모터스 제공
벤틀리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 S'. 벤틀리모터스 제공

■고급 소재·주행 사운드로 차별화
디자인은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수직으로 세운 전면부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차체의 불필요한 선을 줄이고 뒤쪽 펜더의 볼륨을 강조했다. 지난해 공개한 새 벤틀리 윙 엠블럼을 적용한 첫 양산 모델이기도 하다.

로빈 페이지 벤틀리모터스 디자인 총괄은 "벤틀리를 디자인할 때는 사람들이 사물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방식을 고려한다"며 "자동차의 디자인은 모든 요소가 한 번에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위계에 따라 단계적으로 받아들여지며, 이를 네 가지 '리드(Read)'로 정의했다"고 설명했다. 비례감과 그래픽 요소, 표면 언어, 디테일을 순차적으로 인식하도록 설계했다는 의미다.

실내에는 커브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도 센터 콘솔과 스티어링 휠의 주요 기능에는 물리 버튼을 유지했다. 안면 인식으로 운전자를 식별해 시트·스티어링 휠 위치와 운전자 보조 기능 설정을 불러온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 주차 기능도 제공한다.

소재 선택지도 확대했다. 영국 직물업체 폭스 브라더스와 협업해 개발한 100% 메리노 울 차량용 패브릭은 '책임 있는 울 표준(RWS)' 인증을 획득했다. 월넛 자투리 목재와 재활용 크래프트 페이퍼를 최대 1000겹까지 압착한 뒤 얇게 재단한 장식 소재도 마련했다.

엔진이 사라진 전기차의 주행 감각을 보완하기 위해 사운드에도 공을 들였다. V8 엔진음의 리듬에서 착안해 드럼·비올라·베이스 기타 등 실제 악기 연주로 '벤틀리 다이내믹 심포니'를 제작했다. 운전자가 요구하는 토크와 차량 속도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며, 필요에 따라 끌 수 있다.

마틴 페이지 토르칼 제품 라인 총괄은 "새롭고 독창적인 토르칼은 기술로 하여금 벤틀리의 본질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 가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개발됐다"며 "럭셔리와 정교함, 여유로운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벤틀리를 정의해 온 모든 요소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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