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고도 없는데 왜 막히지?" 고속도로 정체 만든 뜻밖의 원인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잠원IC 하행선이 귀성차량으로 혼잡을 빚고 있다. 2026.09.24. ks@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잠원IC 하행선이 귀성차량으로 혼잡을 빚고 있다. 2026.09.24.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명절 귀성길 고속도로가 사고나 공사도 없이 갑자기 막히는 경우가 있다. 앞차의 작은 감속이 뒤 차량으로 연쇄적으로 전달되면서 정체가 만들어지는 이른바 '유령 정체' 때문이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유령 정체(Phantom Jam)'는 사고나 공사 같은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도 차량 행렬이 길게 멈춰서는 현상을 말한다. 한 차량의 미세한 감속이 뒤차로 전달되면서 점차 큰 속도 저하로 번지는 방식이다.

시작은 사소할 수 있다. 한 차량이 차선을 바꾸거나 터널에 들어가기 전 브레이크를 가볍게 밟으면 뒤차는 더 큰 폭으로 속도를 줄일 수 있다. 그다음 차량은 다시 더 강하게 감속하게 되고, 운전자마다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반응 시간이 다른 점까지 겹치면서 뒤쪽으로 갈수록 속도 변화가 커진다.

실험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2008년 일본 나고야대 연구진은 차량 22대를 원형 트랙에서 시속 30㎞로 달리게 했다. 처음에는 일정한 간격이 유지됐지만 한 차량의 속도가 낮아진 뒤 간격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끝내 뒤쪽 차량들이 멈춰서는 정체가 발생했다. 별다른 사고나 장애물이 없어도 작은 속도 변화만으로 정체가 생길 수 있다는 결과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구간도 있다. 오르막에서는 운전자가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 속도가 떨어질 수 있고, 터널 입구에서는 갑자기 어두워진 환경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감속하는 경우가 많다. 고속도로 합류 구간에서는 잦은 차선 변경으로 차간 거리가 좁아지면서 연쇄적인 감속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대응은 충분한 차간 거리를 두고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앞차와 거리가 확보돼 있으면 속도가 조금 줄더라도 바로 브레이크를 밟기보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서 부드럽게 감속할 수 있다. 앞차에서 시작된 속도 변화를 자신의 차량에서 흡수해 뒤차로 전달되는 감속 폭을 줄이는 방식이다.

기술을 활용해 정체를 줄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터널 진입 구간에서 일정한 주행 속도를 유지하도록 돕는 '페이스 메이커 시스템(PMS)'을 개발했다. 터널 벽면의 LED 유도등을 차량 진행 방향에 맞춰 차례로 점등해 운전자가 빛의 흐름을 따라 속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서울양양고속도로 금남터널에 약 1년간 적용됐다. 적용 결과 차량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10%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 기술도 장기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자율주행차는 센서로 앞차와의 거리를 계속 측정하면서 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사람이 운전할 때 발생하는 불필요한 급가속과 급제동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차로 바뀌고 주요 도로에 관련 기술이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운전자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급격한 차선 변경과 불필요한 제동을 줄이고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사고나 공사도 없는데 갑자기 도로가 막힌다면 수㎞ 앞에서 시작된 작은 감속이 원인일 수 있다. 반대로 한 운전자의 불필요한 제동도 뒤따르는 차량에 연쇄적으로 전달돼 긴 정체를 만들 수 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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