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꺼낸 '우정의 사절'…美에 판다 두 마리 다시 보낸다
트럼프와 정상회담서 애틀랜타行 깜짝 발표
핑핑·푸솽 조만간 미국으로…50년 '판다 외교' 재가동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판다 두 마리를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관세와 인공지능(AI), 대만 문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미중이지만 50년 넘게 양국 관계의 완충재 역할을 해온 '판다 외교'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시 주석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이 조만간 애틀랜타 동물원에 판다 두 마리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판다를 "우정의 사절(envoys of friendship)"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으로 향할 판다는 수컷 '핑핑(Ping Ping)'과 암컷 '푸솽(Fu Shuang)'이다. 애틀랜타 동물원은 2024년 10월 기존 판다 가족을 중국으로 돌려보낸 이후 새로운 판다를 들여오기 위해 중국 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지난 8월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와 새로운 연구협약을 체결하면서 판다 한 쌍을 다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 주석의 이날 발표로 이들의 미국행이 공식화된 셈이다.
판다는 반세기 넘게 미중 외교의 상징 역할을 해왔다. 시작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이었다. 영부인 팻 닉슨 여사가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에게 "나는 판다를 좋아한다"고 말한 뒤 중국은 두 달 만에 링링과 싱싱 한 쌍을 워싱턴DC 국립동물원에 보냈다.
이후 판다는 미중 관계가 좋아질 때마다 등장하는 대표적인 '소프트 파워' 외교 수단이 됐다. 애틀랜타와 샌디에이고, 멤피스 등 미국 주요 동물원들이 중국에서 판다를 빌려왔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판다 외교도 위기를 맞았다. 워싱턴DC 국립동물원의 판다들이 2023년 중국으로 돌아갔고 애틀랜타의 판다 가족마저 이듬해 떠났다. 한때 미국에서 판다가 사라지면서 미중 관계 악화의 상징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시 주석이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많은 미국인, 특히 어린이들이 판다와 작별하는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고 들었다"며 판다를 다시 보낼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후 2024년 6월 윈촨과 신바오가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도착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바오리와 칭바오가 워싱턴DC 국립동물원에 입성했다. 이번에 애틀랜타까지 판다를 다시 받게 되면서 미국 내 '판다 외교'의 무대가 한 곳 더 늘어나게 됐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