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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연단 오르자 각국 대표 줄줄이 퇴장…"도덕적 겁쟁이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연설에서 이란 핵시설 공격을 정당화했다. 사진=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연설에서 이란 핵시설 공격을 정당화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총회 연단에 오르자 각국 대표 수십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을 향해 "도덕적 겁쟁이들"이라고 맞받았다. 5주도 남지 않은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고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 무대에서 정면 돌파를 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과 중동지역 군사행동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대표단이 연설 시작과 함께 항의의 뜻으로 퇴장하자 방청석의 네타냐후 지지자들은 히브리어로 "이스라엘 국민은 살아 있다"고 외쳤다.

공격의 상당 부분은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을 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을 전쟁범죄자라고 비판해온 맘다니 시장을 향해 "당신은 내가 이곳에 오는 것을 막으려 했다. 나를 침묵시키려 했다"며 "그러나 나를 침묵시킬 수 없고 진실도 침묵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을 방문할 경우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전쟁범죄 혐의 체포영장을 근거로 체포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후 뉴욕시장에게 그럴 법적 권한이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번 주 네타냐후 총리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끔찍한 집단학살의 설계자"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은 집단학살을 저지르지 않았다. 오히려 집단학살을 막았다"고 반박했다.

연설은 사실상 국내 선거를 겨냥한 유세 성격도 강했다. 이스라엘 총선을 5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약 40분간 연설은 이스라엘 주요 방송사 4곳을 통해 프라임타임에 생중계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연설에 앞서 맨해튼 전역에 친이스라엘·반이란 메시지를 담은 광고판 500개를 설치하고 수십대의 홍보 트럭도 투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에도 소품을 동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 조직원들에게 피해를 입힌 공격을 상기시키며 무선호출기(삐삐)를 들어 보였다.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수신기도 꺼내 들고 이란 대표단을 위해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이란 정권이 국민에 의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주장도 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야만인들과의 싸움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위대한 동반자는 없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번 미국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회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도 깊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ICC 체포영장으로 상당수 국가를 방문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이달에는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가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을 겨냥한 제재까지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들 서방 지도자들이 "반유대주의 폭도들에게 굴복했다"며 "나약함과 유화정책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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