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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태양광·풍력도 정산액 달라진다… 제주 628.3MW '계통기여도' 평가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급전가능재생 30개 자원 참여
4월부터 24시간 실효용량 기준
RPCF 0.8684~1.1749 차등
급전 때 발전오차 허용폭 1.5%
정부 "기대이익정산은 출력제어와 별개"

제주시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제주 시범사업에서는 태양광·풍력의 설비 규모뿐 아니라 발전계획 이행과 전력계통 기여도를 평가해 용량정산금에 차등을 두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제주 시범사업에서는 태양광·풍력의 설비 규모뿐 아니라 발전계획 이행과 전력계통 기여도를 평가해 용량정산금에 차등을 두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태양광·풍력의 보상체계가 발전설비 규모 중심에서 전력계통 기여도와 발전계획 이행 성과까지 따지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25일 전력거래소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6년 2차 제주 시범사업에는 단독형 9개, 집합형 21개 등 30개 급전가능재생에너지 자원이 참여하고 있다.

설비용량은 단독형 292.25MW, 집합형 336.05MW다. 합계는 628.3MW이며 별도로 등록된 보조자원 용량은 38.4MW다.

여기서 30개 자원은 발전소 30곳을 뜻하지 않는다. 여러 태양광·풍력 발전소를 묶어 하나의 발전자원처럼 전력시장에 참여시키는 집합형 자원이 21개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을 가상발전소, 즉 VPP라고 부른다.

628.3MW 역시 제주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가 아니라 이번 전력시장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급전가능재생에너지의 등록 설비용량이다.

■ 같은 설비라도 '잘 맞추면' 정산액 달라진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 태양광 발전시설. 2026년 2차 제주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급전가능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단독형과 집합형을 합쳐 628.3MW다. 사진=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 태양광 발전시설. 2026년 2차 제주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급전가능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단독형과 집합형을 합쳐 628.3MW다. 사진=뉴시스

가장 큰 변화는 용량정산금 계산에 성과가 반영된다는 점이다. 용량정산금은 실제 생산한 전력량에 대한 대금과 별도로 발전설비가 전력계통에 공급능력을 제공하는 데 지급되는 정산금이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4월 1일 거래분부터 제주 급전가능재생에너지의 용량정산금 산식을 개편했다.

종전에는 실효용량과 실제 계량값, 입찰값 가운데 가장 작은 값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현재는 24시간 실효용량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여기에 성과연동형용량가격계수인 RPCF를 적용한다. RPCF는 급전가능재생에너지 자원이 전력계통 운영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기여했는지를 평가해 용량정산금에 차등을 두는 계수다. 같은 규모의 태양광·풍력이라도 발전계획을 얼마나 정확히 제출하고 급전지시를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했느냐에 따라 정산액이 달라질 수 있다.

전력거래소가 공개한 2026년 2차 산정 결과를 보면 30개 자원의 RPCF는 최저 0.8684에서 최고 1.1749까지 벌어졌다.

적용 기간은 지난 9월 1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다. 쉽게 말하면 발전설비를 얼마나 많이 갖췄는지만 보는 게 아니라 전력망이 필요할 때 예측한 만큼 발전하고 지시에 맞춰 출력을 조절하는 능력까지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다.

■ 급전지시 떨어지면 발전오차 1.5% 안으로

전력거래소 제주지사 전력계통 운영 현장.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는 하루전 발전계획과 당일·실시간 전력수급을 연계해 발전계획과 실제 발전량의 차이를 정산에 반영한다. 사진=연합뉴스
전력거래소 제주지사 전력계통 운영 현장.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는 하루전 발전계획과 당일·실시간 전력수급을 연계해 발전계획과 실제 발전량의 차이를 정산에 반영한다. 사진=연합뉴스

발전계획과 실제 발전량의 차이를 관리하는 기준도 강화됐다. 전력시장에서는 사업자가 다음 날 얼마나 발전할지 미리 예측해 입찰하고 실제 운전 결과와 비교한다. 이 차이를 '임밸런스'라고 한다.

지난 4월부터 급전지시가 내려진 경우 임밸런스 페널티 허용오차는 1.5%가 적용된다. 급전지시가 없으면 허용범위가 6%다.

예컨대 전력거래소가 특정 시간에 출력을 맞추도록 지시했다면 실제 발전량이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더 정밀하게 운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페널티는 행정기관이 부과하는 과태료나 처벌이 아니다. 발전계획과 실제 운전 사이의 오차를 전력시장 정산에 반영하는 경제적 장치다.

재생에너지는 일사량과 바람에 따라 출력이 바뀌기 때문에 화력발전보다 발전량 예측이 어렵다. 발전사업자와 가상발전소, 즉 VPP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상예측과 발전량 예측, 실시간 제어 능력이 곧 정산 성과와 연결되는 구조가 된 셈이다.

■ '기대이익정산금=출력제어 보상' 아니다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 전경. 제주에서는 전력수요보다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많거나 계통 여건이 제한될 경우 발전량을 조정하는 출력제어가 발생할 수 있어 발전량 예측과 계통 대응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 전경. 제주에서는 전력수요보다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많거나 계통 여건이 제한될 경우 발전량을 조정하는 출력제어가 발생할 수 있어 발전량 예측과 계통 대응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재생에너지 정산금을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기대이익정산금의 성격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3일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참여하는 재생에너지도 기대이익정산금을 지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는 하루 전에 발전기별 발전계획을 세운다. 이후 실제 전력수요와 송전망 등 계통 상황이 달라져 당초 계획보다 발전량을 줄이게 되면 계획 변경으로 줄어든 수익을 정산하는 제도가 기대이익정산금이다.

반대로 발전량을 늘리면서 추가 비용이 생긴 경우에는 변동비보전정산금이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기대이익정산금을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손실에 대한 보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봄·가을 낮 시간대처럼 전력수요보다 태양광·풍력 발전이 많아 계통 안정을 위해 발전 자체를 제한하는 출력제어와 하루전 발전계획이 실제 계통운영 과정에서 바뀌면서 발생하는 정산은 서로 다른 제도라는 설명이다.

발전원 종류만으로 정산금 지급 여부가 갈리는 것도 아니다. 재생에너지는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통해 전력시장에 참여하면 기대이익정산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연료전지나 열병합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처럼 재생에너지가 아니더라도 전력시장 입찰·낙찰을 거치지 않는 비중앙급전 발전기는 해당 정산금을 받지 않는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4월 기대이익정산금 지급 조건도 명확히 했다. 실제 발전량이 하루전계획량과 입찰량 가운데 작은 값 이상이면 기대이익정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전제조건을 추가했다.

■ 제주 2년째 실험… 발전량에서 '계통 성과'로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해안과 풍력발전기. 행원리는 1998년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 상업운전이 시작된 제주 재생에너지의 상징적 지역으로, 현재 풍력·태양광 발전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제주 전력시장에서는 태양광·풍력의 발전량뿐 아니라 발전계획 이행과 급전지시 대응 등 전력계통 기여도까지 정산에 반영하는 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해안과 풍력발전기. 행원리는 1998년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 상업운전이 시작된 제주 재생에너지의 상징적 지역으로, 현재 풍력·태양광 발전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제주 전력시장에서는 태양광·풍력의 발전량뿐 아니라 발전계획 이행과 급전지시 대응 등 전력계통 기여도까지 정산에 반영하는 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는 국내 전력시장 개편을 가장 먼저 시험하는 지역이다.

전력거래소는 2024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모의운영을 거쳐 같은 해 6월 1일부터 제주에서 실시간시장과 예비력시장,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정식 시행했다.

기존 전력시장은 하루 전에 세운 발전계획을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제주 시범사업에서는 당일과 실시간 발전계획까지 다시 계산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예상보다 많거나 적을 때 이를 실제 전력수급 상황에 더 가깝게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제주가 시험장이 된 배경에는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과 반복되는 출력제어 문제가 있다.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에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몰리면 공급이 수요를 웃돌 수 있고, 제주와 육지를 연결하는 전력망의 송전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발전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왔다.

새 제도가 향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자체뿐 아니라 발전량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고, 전력거래소 지시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며, 전력망 안정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정산에 반영하는 쪽이다.

앞으로 제도 효과를 판단하려면 실제 돈의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 2024년 6월 이후 제주 재생에너지에 지급된 용량정산금과 기대이익정산금, 발전원별 수령 규모와 같은 기간 출력제어 실적을 함께 비교해야 정산체계 변화가 사업자 수익과 계통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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