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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체중 폭탄?..."음식 먹었다고 죄책감 갖지 마세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명절 체중 폭탄?..."음식 먹었다고 죄책감 갖지 마세요"

[파이낸셜뉴스] 추석 연휴 뒤 체중계 숫자가 2~3kg 늘었다고 해서 모두 살이 찐 것은 아니다. 늘어난 무게의 상당 부분은 체지방이 아닌 수분과 글리코겐인 만큼, 급하게 굶기보다 평소 식사와 활동 패턴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선이다.

명절에는 전, 갈비찜, 잡채, 송편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을 평소보다 자주 접하게 된다. 연휴 동안 활동량이 줄고 늦은 시간까지 음식을 먹는 등 생활 패턴도 달라져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 특히 탄수화물과 나트륨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면 체내 글리코겐과 수분이 증가하고, 섭취한 음식물 무게까지 더해져 단기간에 체중계 숫자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명절 직후 늘어난 체중만 보고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기보다, 일상 패턴을 회복한 뒤 며칠간 체중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다.

권영근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는 "추석에는 평소보다 다양한 음식을 접하고 식사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명절 음식을 무조건 피하거나 많이 먹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연휴 전후로 굶는 방식의 체중 조절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며 "연휴가 끝난 뒤에는 평소의 식사와 활동 패턴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명절 전 미리 체중을 줄이거나 연휴 뒤 '먹은 만큼 빼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리하게 식사를 제한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가 아니라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재발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단기간에 얼마나 많이 뺐느냐가 아니라 감량한 체중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혈당·혈압·이상지질혈증·지방간·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동반질환을 함께 개선하는 것이다.

굶기보다 덜어 먹고, 천천히 먹고, 걷기

연휴 기간에는 음식을 지나치게 제한하기보다 먹는 양과 횟수를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 먹고 싶은 음식을 적당량 덜어 천천히 먹고, 채소와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전이나 튀김류, 디저트도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한 번에 먹는 양을 줄이는 편이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습관적인 간식과 음료 섭취도 경계해야 한다. 식사를 충분히 했는데도 대화 중 무심코 과자나 과일, 음료를 반복해 먹으면 생각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식사 후 가족과 가볍게 걷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는 등 평소 활동량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만 치료 역시 '얼마나 빨리 빼느냐'보다 '어떻게 건강하게 감량하고 유지하느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최근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 등 비만치료제가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효과적인 체중 감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약물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늘 수 있어, 단기 감량 수단이 아닌 장기 치료 계획 안에서 생활습관 관리와 함께 활용해야 한다.

빨리 빼는 것보다 오래 유지하는 게 치료

비만대사수술은 심한 비만이거나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지방간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법이다. 수술 후에도 체중과 영양 상태를 꾸준히 관리해야 하며,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더할 수 있다. 반대로 약물치료만으로 충분한 감량과 건강 개선이 이뤄진다면 반드시 수술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결국 비만 치료는 약물과 수술 중 하나를 고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비만 정도와 동반질환, 치료 반응, 체중 변화에 따라 치료법을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감량 과정에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도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체중계 숫자에만 집중하기보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으로 근육량과 신체 기능을 함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권 교수는 "비만은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대사질환"이라며 "필요한 경우 약물이나 수술 등 효과가 입증된 치료 방법을 개인 상태에 맞게 활용하면서 감량한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고, 대사 건강과 근육량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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