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한 마리가 이렇게 셌나…커피·소주·편의점까지 '부캉이 특수'
이디야·블루샥부터 대선소주까지 SNS 총출동
'죠스바·아기상어 상품' 매출 두자릿수 증가
연휴 첫날 북항 10만명…동구는 마스코트 추진
[파이낸셜뉴스] 부산 북항에 나타난 상어 한 마리가 유통·마케팅 업계를 움직이고 있다. 커피부터 소주, 아이스크림, 아쿠아리움까지 기업들이 앞다퉈 '상어 마케팅'에 뛰어든 데 이어 지방자치단체는 캐릭터 개발에 나섰다. '부캉이'라는 애칭을 얻은 상어가 단순한 구경거리를 넘어 예상 밖의 '흥행 IP'로 변신하는 모습이다.
25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공식 SNS에 '커피 한잔 마시고 안전거리 유지 죠습니다'라는 콘텐츠를 올리며 부캉이 열풍에 올라탔다. 북항친수공원점도 상어 출몰 이후 방문객이 몰리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에서 성장한 커피 브랜드 블루샥은 '부산에 나타난 블루샥의 친구를 찾는다'는 이벤트를 열었다. 북항 상어와 음료를 함께 촬영해 계정을 태그하면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 기프티콘을 지급한다. 지역 소주업체 대선은 북항을 헤엄치는 상어가 소주를 들고 있는 모습을 AI 영상으로 제작했다. 부산아쿠아리움도 '우리 상어도 이쁜데'라는 콘텐츠를 올려 2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기업들의 발 빠른 움직임은 실제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CU에 따르면 상어 출몰 이후 전국 점포에서 죠스바 매출은 12.5%, 고래밥은 10.5%, 아기상어 관련 상품은 13.9% 증가했다. 부산 동구에서는 죠스바가 28.4%, 아기상어 상품이 33.3% 뛰었다. 상어와 직접 관련 없는 상품까지 이름과 이미지가 연결되며 '밈 소비'로 번진 셈이다.
증시에도 잠시 불똥이 튀었다. '아기상어' IP를 보유한 더핑크퐁컴퍼니 주가는 지난 21일 하루 7.11% 상승했다가 이튿날 5.17% 하락했다. 현실의 상어 한 마리가 캐릭터 IP 기업 주가까지 건드린 이례적인 장면이다.
부캉이의 힘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데서 시작됐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북항 친수공원 방문객은 약 10만2000명으로 평소 휴일 약 2000명의 50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희소성도 흥행에 불을 붙였다. 부산시와 관계기관은 연휴 동안 상어가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가는지 지켜본 뒤 계속 머물 경우 구조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상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사실상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기간 한정 이벤트'가 된 셈이다.
다만, 일각에선 과열 양상도 나타났다. 부산의 한 음식점은 상어에게 생닭을 던졌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뉴스 형식으로 꾸며 SNS에 올렸다가 '가짜뉴스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업체는 이후 연출된 콘텐츠라고 밝혔다.
지자체도 부캉이를 지역 자산으로 남기는 작업에 들어갔다. 부산 동구는 상어를 소재로 이름과 외형, 스토리를 공모해 공식 마스코트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어 한 마리에서 시작된 우연한 사건이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소비와 SNS 마케팅을 거쳐 캐릭터 사업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큰돈을 들여 캠페인을 기획해도 소비자의 자발적인 확산 없이는 이런 파급력을 만들기 어렵다"며 "지역의 돌발 이슈가 SNS 밈을 거쳐 실제 소비와 브랜드 마케팅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기업들도 빠르게 올라타고 있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