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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다 울었잖아" 포효하던 두 상남자, 애국가 울리자 또 왈칵… 나고야 울린 카약 2관왕의 눈물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조광희-김효빈, K4 이어 카약 2인승 500m 36년 만에 金
韓 선수단 '1호 2관왕' 대위업
"우리 은퇴하면 암흑기 올까 두려워"

포효하는 조광희-김효빈. 연합뉴스
포효하는 조광희-김효빈.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의 '1호 2관왕'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은 전통의 효자 종목 수영도, 사격도 아닌 척박한 환경에서 묵묵히 노를 젓던 '비인기 종목' 카누에서 탄생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포효하던 두 상남자는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기어코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베테랑 조광희(32)와 샛별 김효빈(25·이상 울산광역시청) 조는 25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 레이크 카누 코스에서 열린 대회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2인승(K2) 500m 결승에서 1분 31초 859의 기록으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에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탈환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자, 대한민국 선수단의 11번째 금메달이었다.

전날 카약 4인승(K4) 500m에서 한국 카누 사상 첫 금메달을 일궈냈던 두 선수는 이틀 연속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전체를 통틀어 첫 다관왕(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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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은 눈물바다가 됐다. 김효빈이 "형과 고생하며 준비했던 시간들이 떠올라 설움이 북받쳤다"며 또다시 눈시울을 붉히자, 조광희는 "아까 다 울었잖아, 왜 그래"라며 듬직하게 동생을 다독였다. 조광희는 "금메달 2개는 10% 미만의 말이 안 되는 확률이라 생각했는데 기적이 벌어졌다"며 "나는 이 두 종목 금메달에 8년이 걸렸는데, 효빈이는 첫 대회에서 바로 따내 부러울 지경"이라고 웃어 보였다.

조광희의 2관왕은 지독한 시련을 딛고 일어선 결과라 더욱 값지다. 그는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카약 1인승(K1) 2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절대 강자였으나, 직전 항저우 대회부터 해당 종목이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는 날벼락을 맞았다. 주 종목을 잃은 그는 다인승 종목으로 전향하는 뼈를 깎는 노력 끝에 항저우에서 은메달 2개를 따냈고, 이번 나고야에서 기어코 메달 색을 황금빛으로 바꾸며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증명했다.

하지만 최고의 영광을 안은 순간에도 두 선수의 시선은 비인기 종목 카누의 현실을 향해 있었다. 조광희는 "지금 세대가 은퇴하면 한국 카누에 암흑기가 오지 않을까 두렵다"며 "저변 확대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금메달을 계기로 훈련 환경이 꼭 개선되었으면 한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김효빈 역시 "국민들께서 카누라는 종목을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 다가올 LA 올림픽에서는 메달 색을 바꿔 당당한 효자 종목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물살 위에서 피땀으로 빚어낸 2개의 금메달. 두 영웅의 뜨거운 눈물이 나고야를 넘어 대한민국 스포츠계에 묵직한 울림을 던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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