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미중 '휴전'에 베팅한 美기업들…중국산 주문 확 늘렸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발 주문지표 1년 새 -12→13 급등
中 항만 물동량도 정상회담 앞두고 사상 최대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 주문을 크게 늘렸다. 관세전쟁 재점화보다 양국 관계의 안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기업들의 실제 구매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CNBC가 인용한 뉴욕 소재 리서치업체 차이나 베이지북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2일 중국 기업 1295곳의 미국발 주문과 대미 출하가 전월과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차이나 베이지북은 이번 증가를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관세 여건을 갖게 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숫자로 보면 변화는 더 뚜렷하다. 주문이 늘었다고 답한 기업 비율에서 줄었다고 답한 기업 비율을 뺀 미국발 주문 지표는 9월 13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마이너스(-)12에서 25p 뛰었고 지난 8월 3과 비교해도 10p 상승했다.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관계 안정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10여년 만의 첫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이번 주 워싱턴을 찾았다.

실제 상품 이동도 빨라졌다. 최근 공식 통계에 따르면 정상회담을 앞둔 한 주 동안 중국 항만의 물동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중 관계가 추가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문에 이어 실제 교역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신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 휴전을 내년 1월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낮아진 관세 수준이 유지되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와 선박에 대한 추가 항만 수수료 부과도 보류된다.

미국이 중국의 산업 과잉생산을 겨냥해 검토했던 추가 관세 역시 최소 이번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당장 추가 관세가 부과될 위험이 낮아진 셈이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이 끝난 것은 아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약 23%로 다른 주요 교역국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을 여전히 크게 웃돈다. 중국의 전체 내수·수출 주문도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신규 주문은 8월보다 줄었다.

관건은 현재의 '휴전'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유라시아그룹은 무역 휴전 연장 이후 미·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높였다.

두 정상의 협상도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가 회동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아직 후속 양자 정상회담은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미중 정상회담 #희토류 수출 #관세 수준 #미국 기업 #중국산 제품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