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아프리카

"다 열거나, 다 닫거나"…하늘길 끊긴 이란, 중동 전역 '비행 금지' 위협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고지도자 고문 모크베르 "역내 비행, 모두에게 자유롭거나 아무도 안 되거나" 경고
미국 세컨더리 보이콧 여파로 이라크·UAE·오만 등 주변국 잇따라 하늘길 통제
시아파 성지 이라크 나자프 공항도 이란발 노선 폐쇄…항공 당국, 체류객 귀환 협상
중동 영공 통과 물리적 차단 시사…글로벌 항공 여객 및 물류 대란 우려 고조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 /사진=연합뉴스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고강도 항공 제재 여파로 중동 인접국들이 잇따라 이란발 항공편의 입항을 막자, 이란 최고위층이 역내 비행을 전면 통제할 수 있다며 강력한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자국의 하늘길이 막힐 경우 중동 지역 전체의 영공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초강수' 위협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최고지도자(모즈타바 하메네이) 고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과 협력해 적대적인 정책을 시행한 것은 이란 국민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제재에 동참한 주변국들을 겨냥했다.

모크베르 고문은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 명확하다. 역내 비행은 모두에게 개방되거나, 아니면 누구에게도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이란이 항공편 및 공항 서비스 이용을 거부당한다면, 역내 어떤 국가도 관련 시설에 대한 접근권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앞서 23일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주변국 공항 마비를 경고한 데 이어 최고위층이 재차 보복을 시사한 것이다.

이 같은 강경 발언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적 디데이' 작전으로 이란의 국제선 운항이 옥죄어오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23일부터 이란 항공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모든 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이 앞다퉈 이란 항공편 수용을 중단하고 있다.

특히 이란과 종교·정치적으로 밀접한 이라크마저 제재에 동참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의 라민 카시프 아자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2시를 기해 이라크 나자프 공항 측으로부터 이란발 항공편 폐쇄 조치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는 이란인들의 주요 목적지다. 로이터 통신 역시 이라크 에르빌과 술라이마니야 공항도 이란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나자프 공항 폐쇄 통보 이후인 오전 8시 30분경 이란 메라즈 항공 여객기 1편이 예외적으로 이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민간항공청(CAO)은 현재 이라크에 발이 묶인 자국민과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이라크인들의 귀환을 위해 다각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주변국의 이란 노선 취항 중단에 이어 이란의 중동 영공 차단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중동 지역을 통과하는 글로벌 항공 여객 및 물류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이란 #항공편 #항공 금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