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가 미쳤다" 韓 여농, 장대 중국 완파... 사상 첫 '원정 남녀 동반 金' 1승 남았다 [나고야 AG]
220cm 장쯔위 앞세운 중국에 4쿼터 극적 대역전극
7년 묵은 맞대결 6연패 사슬 '싹둑'
이소희·이해란 45점 합작 & 4쿼터 3점포 융단폭격
2014 인천 이후 12년 만의 결승 '쾌거'
사상 첫 원정 남녀 동반 우승 대업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그야말로 한국 농구가 제대로 미쳤다. 이미 2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코트를 지배하고 있는 한국 농구가 이제 아시안게임 사상 첫 '원정 남녀 동반 금메달'이라는 전대미문의 대업을 눈앞에 뒀다. 그 험난하다던 '만리장성'마저 태극낭자들의 불꽃 같은 3점포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25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220cm의 거인 장쯔위가 버틴 중국을 85-80으로 극적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농구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무려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땄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의 결승행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지난 20일 남자 농구 대표팀이 12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여자 대표팀까지 결승에 안착하며 한국 농구 역사상 첫 원정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눈부신 금자탑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승리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한국(FIBA 랭킹 14위)은 중국(7위)에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였다. 역대 전적에서도 26승 45패로 밀렸고, 특히 2019년 11월 도쿄 올림픽 예선 이후로는 무려 6연패의 수모를 겪고 있었다.
초반 흐름 역시 불안했다. 1쿼터를 17-19로 내준 한국은 2쿼터 들어 중국의 220cm 초대형 센터 장쯔위의 높이에 고전했다. 골밑이 막히며 외곽포마저 난조를 보인 한국은 한때 29-37까지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전반 막판 허예은(KB)의 귀중한 3점포가 터지며 36-41로 추격의 불씨를 살린 채 전반을 마쳤다.
진짜 승부는 후반부터였다. 3쿼터 시작과 동시에 허예은의 외곽포가 림을 갈랐고, 1분 20초 만에 이소희(BNK)의 3점포가 터지며 44-43,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중국은 위기 때마다 장쯔위를 투입해 높이로 압박했고, 결국 한국은 61-65로 다시 리드를 내준 채 3쿼터를 마쳤다.
운명의 4쿼터, 나고야 코트에 한국의 '미친 외곽포'가 융단폭격처럼 쏟아졌다. 내내 침묵하던 '캡틴' 강이슬(우리은행)의 득점포가 결정적인 순간에 불을 뿜으며 경기 종료 5분 30초 전 70-69로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흐름을 탄 한국은 자비가 없었다. 2분 37초 전 이해란(삼성생명)이 통렬한 3점 슛을 꽂아 넣어 78-74를 만들었고, 1분 50초를 남기고 이소희의 쐐기 외곽포(81-76)가 터지며 사실상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쌍포' 이소희와 이해란이었다. 이소희는 3점 슛 5개 포함 양 팀 최다인 23점 6리바운드로 펄펄 날았고, 이해란 역시 22점 6리바운드로 골밑과 외곽을 지배했다. 캡틴 강이슬은 16점을 올리며 중심을 잡았고, 허예은은 어시스트 9개와 3점 슛 3개(9점)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중국의 장쯔위는 22점 7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폭발하는 한국의 조직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7년 묵은 중국전 6연패의 사슬을 가장 극적인 무대에서 끊어낸 한국. 이미 2개의 금메달을 캐내며 역대급 기세를 뿜어내고 있는 한국 농구의 시선은 이제 '세 번째 금메달'로 향한다. 대망의 결승전은 26일 오후 7시 20분, 일본-대만전의 승자와 치러진다. 기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태극낭자들의 마지막 금빛 춤사위가 이제 시작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