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러 집권당, 전시 총선서 사상 최다 349석 압승…개헌선 훌쩍·참전용사 대거 입성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우크라 침공 후 첫 하원(국가두마) 총선서 여당 통합러시아당 450석 중 349석 확보
창당 이래 역대 최다 의석 경신…개헌선(300석) 넘기며 푸틴 전쟁 수행 정치 기반 공고화
'특별군사작전' 참전 군인 46명 당선…투표율 59.8%로 최근 3개 총선 중 최고치
반전 정당 야블로코당 후보 자격 박탈 등 선거 관리 논란 속 '애국주의' 결집 확인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선관위 회의에서 하원 선거 공식 결과를 발표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선관위 회의에서 하원 선거 공식 결과를 발표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치른 국가두마(하원) 선거에서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전체 450석 가운데 349석(약 78%)을 확보하며 사상 최다 의석으로 대승을 거뒀다. 전시 애국주의 결집 속에 개헌선을 여유 있게 돌파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수행 및 대내 지배력이 한층 확고해졌다는 평가다.

25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18∼20일 실시된 하원 선거의 최종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통합러시아당은 정당명부 비례대표에서 140석, 지역구에서 209석을 얻어 총 349석을 차지했다. 이는 개헌선인 전체 의석 3분의 2(300석)를 훌쩍 넘어선 것은 물론, 2001년 창당 이래 종전 최고 기록인 2016년 총선의 343석을 넘어선 역대 최다 의석이다.

이어 공산당이 37석(비례 32·지역구 5),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23석(비례 21·지역구 2), 자유주의 성향의 새로운사람들당이 19석(비례 19), 중도 좌파 성향 정의러시아당이 17석(비례 13·지역구 4)을 각각 얻었다. 민족주의 정당 조국당(로디나)은 1석을 확보했고, 무소속 후보는 4명이 당선됐다.

이번 총선의 두드러진 특징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군인들의 대거 의회 진출이다. 팜필로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내 '특별군사작전' 참가자 46명이 하원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전체 의석의 10%를 넘는 규모다. 이 중 41명이 집권 여당 소속이며, 자유민주당 3명, 정의러시아당 1명, 무소속 1명 순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매우 좋은 일"이라며 "우리 영웅들의 경험은 무척 중요하며 이번 투표 결과가 이를 명백히 보여줬다"고 환영했다. 당선인들의 평균 연령도 53세로 직전 의회(57세)보다 젊어졌다.

투표율 역시 59.8%로 집계돼 2021년(51.72%), 2016년(47.88%)을 크게 웃돌며 최근 세 차례 하원 선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거 공정성을 둘러싼 잡음도 이어졌다. 러시아 당국은 미국, 영국, 한국 등 133개국 1126명의 참관인단이 선거를 감시했다고 밝히며 정당성을 강조했으나, 전쟁 반대를 외쳐온 유일 야당 야블로코당은 지난달 대법원 결정으로 비례대표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선관위는 투표 관리 업무자 중 야블로코당 소속 6명을 포함한 17명에 대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고, 총선 기간 13차례에 걸쳐 총 468분간 디도스 공격을 받았으나 보안망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 압승으로 푸틴 대통령은 4년 6개월 넘게 이어온 우크라이나전을 지속하기 위한 강력한 국내 입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향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군사적 공세를 한층 강화하거나 평화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의 요구 조건을 더욱 완고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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