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끝나면 '30만전자' 진짜 오나"...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풀매수 한 이유 [머니 시그널]
단 3거래일 만에 극명하게 갈린 반도체 투톱
삼성 +2.57조 순매수, 하이닉스는 극명한 매도세... 외국인들의 선택
HBM4 추격·D램 상승·30조 배당 '삼각 호재'
28만 5500원 삼성전자…'30만전자'까지 5%
[파이낸셜뉴스]주식시장은 때론 그라운드 위의 9회말 2아웃, 만루 상황처럼 숨 막히게 돌아간다. 공 하나에 승패가 엇갈리듯, 수급의 흐름 한 번에 수조 원의 돈이 방향을 바꾼다.
최근 우리 증시를 지켜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장악하며 반도체 랠리의 주인공 역할을 하던 SK하이닉스를 외국인이 내던지고 있기때문이다. 반대로 만년 '추격자' 취급을 받으며 주가 굴욕을 겪던 삼성전자는 그야말로 '폭풍 매수' 중이다.
단 3거래일 만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 5000억 원어치 샀다. 반면 SK 하이닉스는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두 종목 사이에서 발생한 순매매 격차가 무려 5조에 달한다.
하루 이틀의 단순한 변덕으로 치부하기엔 덩치가 너무 크다. 도대체 외국인의 눈에는 지금 무엇이 보이고 있는 것일까. 이 거대한 수급 대이동의 팩트를 짚어봤다.
냉정하게 스포츠의 세계나 주식판이나 본질은 같다. '이미 보여준 성과'보다 '앞으로 보여줄 기대감'에 몸값이 오르게 마련이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서 HBM 시장을 선점하며 이미 실적과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쳤다. 기대치가 이미 주가에 꽉 차 있다는 뜻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꼬리표가 오랫동안 주가를 짓눌러왔다.
하지만 외국인은 반전을 읽었다. 다가올 HBM4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격차를 좁힌다면, 그동안 주가에 없었던 엄청난 상승 동력이 새로 생기게 된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텃밭인 '범용 D램' 가격 상승이라는 든든한 득점원까지 살아나고 있다. "이미 다 오른 1등보다,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은 2등의 잠재력"에 외국인의 스마트머니가 반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환원 규모만 무려 90조 원에서 11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당장 3분기에만 정규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이 풀린다.
지난 2분기 배당 총액이 약 2조 40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역대급 '돈잔치'다. 주식 시장에서 확실한 현금 배당만큼 강력한 방어막은 없다. 10월 말로 예정된 구체적인 배당액 확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 거대한 현금을 놓치지 않으려는 외국인의 치밀한 계산이 지금의 폭풍 매수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의 러브콜에 삼성전자 주가는 단숨에 28만 원 중반을 뚫었다. 30만 원까지 불과 5% 남짓 남은 상황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또다시 '30만전자'라는 단어가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증권가에서도 60만 원대 장밋빛 목표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전광판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여전히 35만 원 선의 보수적 목표가를 유지하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환율 하락과 범용 D램 가격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자사주 매입'이 끝난 직후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를 밑에서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15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예상보다 일찍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거대한 '큰손'이 퇴장한 뒤 빈 그라운드에 외국인이 홀로 남아 계속해서 매수 버튼을 눌러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흥분하기엔 이르다. 외국인들의 선택이 단순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인지, 아니면 글로벌 자금의 진정한 삼성전자 귀환인지는 바로 그 시점부터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진짜 승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