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金金에도 웃지 못한 카누 듀오 "서러움이 있어요"[나고야AG]
조광희 "기쁜 건 하나도 없어…마음속 서러움이 더 크다" 김효빈 "우리끼리 모여 따로 훈련…선수 의견 들어 달라"
[나고야(일본)=뉴시스]안경남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첫 2관왕 주인공인 조광희(32)와 김효빈(25 이상 울산광역시청)이 한국 카누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조광희는 26일 일본 나고야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을 얘기할 때가 어려운 것 같다"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어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솔직히) 기쁜 건 하나도 없다. 우승은 했지만 마음 속 서러움이 있다"며 "악으로깡으로 한 게 생각나서 기쁨보다는 설움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조광희와 김효빈은 지난 24일 카약 4인승(K4) 500m 종목에서 한국 카누 사상 첫 금메달을 합작한 데 이어 25일 카약 2인승(K2) 500m 종목에서도 금빛 물살을 가르며 한국 선수단 1호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K2 500m 우승은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이었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에서 둘의 표정은 어두웠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서러웠냐는 질문에 조광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K4는 4명이 호흡을 맞춰야 하기에 3년이든, 5년이든 긴 시간 함께 해야 우승 가능성이 올라간다. 그런데 우리는 국가대표에 소집됐다가 안 됐다가 하는 이런 일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우리끼리 모여서 훈련한 기억들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대한카누연맹과 선수단 사이에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광희는 "시설 얘기를 하다 보면 끝이 없다. 그것보단 선수들이 의견을 내면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맹에서) 너무 옛날 방식을 고집한다. 선수들의 상황을 보고 현장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효빈도 "훈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소속팀 지원을 받고 한다. 연맹에 의견을 내면 답을 잘 해주셨으면 한다. 지원이 잘 되면 한국 카누가 더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누 스프린트 대표팀은 소집 기간이 짧아 선수끼리 따로 모여 대회를 준비했다.
김효빈은 "금메달을 따기까지 쉬운 길이 아니었다. 서로 연락해서 미사리 경기장, 안동 경기장 등에서 만나 같이 훈련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조광희는 대한체육회의 장비 지원이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조광희는 "유승민 회장께서 진천선수촌에 에르고미터를 사주셔서 실내 훈련을 잘할 수 있었다. 기존께 워낙 낙후돼 있었는데, 새 장비로 경기력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카약 실내 훈련 장비인 에르고미터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로 알려져 있다.
악조건에도 메달리스트 꿈을 이룬 김효빈은 어릴 적 롤모델이었던 조광희와의 금메달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김효빈은 "물을 좋아해서 카누를 시작했는데, 중 고등학교 선배인 (조)광희 형이 2014년 인천 대회 때 금메달을 따는 걸 보고 꿈을 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메달 2관왕이 아직도 꿈만 같다. 현실인지 아닌지 가늠이 잘 안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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