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백신 신뢰'…국가마다 성인 최대 35% "접종 망설여"
접종률 하락에 홍역 등 재유행…"허위정보 대응·투명한 소통 중요"
흔들리는 '백신 신뢰'…국가마다 성인 최대 35% "접종 망설여"
접종률 하락에 홍역 등 재유행…"허위정보 대응·투명한 소통 중요"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백신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국가에 따라 성인의 최대 35%가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백신 망설임'과 허위정보 확산은 접종률 하락으로 이어져 홍역 등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감염병의 재유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연구진이 2000∼2024년 발표된 펍메드(Pubmed), 스코퍼스(Scopus), 코크란(Cochrane) 등 학술 데이터베이스 논문과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국제기구 보고서를 분석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백신 망설임'(vaccine hesitancy), '백신 신뢰도'(vaccine confidence), '허위 정보'(misinformation), '백신 정책'(vaccine policy) 등 핵심 용어로 이 기간에 발간된 논문과 보고서를 검색해 백신 접종률 변화, 접종을 결정하는 요인, 접종률 하락의 결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 세계적으로 전반적인 예방접종 지표로 많이 쓰이는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3차 접종률은 2019년 86%에서 2021년 81%까지 내려갔다가, 2023년에 84%로 일부만 회복했다.
감소하는 백신 접종률은 측정 가능한 역학적 결과로 이어졌다.
그 대표적 사례가 홍역이다. 홍역은 전염력이 매우 강해 백신 접종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바로 다시 유행하는 '경보기' 역할을 한다.
WHO에 따르면 유럽 지역의 홍역 예방 백신(MCV1) 1차 접종률이 2019년 95%에서 2022년 92%로 하락했다.
2021년에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약 900만명 발생했고, 그에 따른 사망은 12만8천명에 달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최악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2000년에 홍역 퇴치를 선언했으나 2024년에 현지 지역사회의 백신 접종 거부로 285건의 홍역 확진 사례가 나왔다.
백신 접종률 하락과 그에 따른 질병 유행은 '백신 망설임'과 허위 정보에 따른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백신 망설임이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데도 접종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상태로 정의된다.
연구진은 "149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이들 나라 성인은 적게는 10%, 많게는 35%가 백신 접종을 망설였다"며 "이는 특정 백신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의 기저에는 소셜 미디어의 영향이 자리 잡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틱톡 등의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를 더 극단적인 '반(反) 백신' 콘텐츠로 유도하는 '토끼굴 현상'을 일으켰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온라인에서 반 백신 게시물은 친(親) 백신 게시물보다 3.7배 더 많이 공유되고, 트위터(현 엑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주요 백신 보급 기간에 백신 관련 허위 정보는 제대로 된 팩트체크가 나오기 6시간 전에 이미 최대치의 파급력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개발 분야에서의 눈부신 과학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률의 감소, 예방 가능한 질환의 재유행은 수십년간 이뤄낸 공중 보건의 진보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정기접종 체계를 튼튼히 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는 게 앞으로 백신의 효과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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