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일 계획 평화안' 거절… 이란 "확실한 입장 기다린다"
트럼프 "美가 이미 호르무즈 통제"
유리한 조건 유지한 채 협상 주장
아라그치 외무, 30일까지 美체류
"외교·협상의 길 결코 닫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7일 계획' 평화안을 거부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은 미국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의 확정적인 입장을 확인한 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과 관련해 "내가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너무나 크게 패배하고 있어서 해협을 즉시 개방하는 합의를 맺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란은 앞서 △해상봉쇄 해제 △동결 자금 반환 △모든 전선에서의 휴전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등을 미국이 이행하면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할 수 있다고 미국 측에 제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 역시 합의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도 "하지만 그 합의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어젯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엄청난 양의 석유가 빠져나갔고, 29척의 선박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이란의 제안을 서둘러 수용할 필요가 없으며, 미국에 유리한 조건을 유지한 채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전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제시한 휴전안에 회의적 입장이며,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폭격을 재개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방미해 30일까지 체류할 예정인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반응을 확인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중재자들로부터 우리에게 전달된 내용은 없고, 중재자들을 통해 확실한 입장이 전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은 좋은 말도 했지만, 서로 모순되는 말도 많이 했고, 이는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주 봤던 모습"이라며 "미국의 확정적 입장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어쨌든 우리의 조건은 분명하다"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어떠한 진전도 우리의 조건들이 실현돼야 하는 게 전제이고, 여기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오직 협상을 통해서만 이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서 "우리는 외교와 협상의 길을 결코 닫지 않았고, 동시에 우리 권리를 양보하지 않았으므로 정치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함께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여러 차례 회담했다"며 "이들 회담에서 우리의 핵심 입장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와 협상 진전을 위한 이란의 조건을 설명하는 것이었고, 이 조건들은 국가최고안보회의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 CBS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문제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괴롭힘이나 강압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압박과 위협, 공격에는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미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이란은 핵 문제에 관한 협상 의사를 밝히면서도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영국 언론에 "이란이 우라늄 농축 권리나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