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행진' 女핸드볼·스케이트보드, 日 제치고 아시아 평정[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6전 전승 무결점 우승
통산 8번째 金… 일본 꺾고 설욕
보드 신동 강준이, 사상 첫 金 쾌거
트릭 1·2차 연속 실패 딛고 역전승
대한민국 스포츠가 적지인 일본 열도에서 연이은 낭보를 전하며 아시아 스포츠 강국의 저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꺾고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복귀한 데 이어,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미래' 17세 강준이(서울영등포고)가 종주국 격인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풀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을 27-2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6전 전승이라는 무결점 성적으로 대망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에 거둔 쾌거이자, 통산 8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무엇보다 직전 2022년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19-29로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던 뼈아픈 기억을 3년 만에 적지에서 깨끗하게 설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승리의 중심에는 팀을 든든하게 받친 '베테랑'과 '수문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프랑스와 헝가리 등 유럽 무대를 누비며 올림픽에만 4회 출전한 류은희와 권한나(이상 부산시설공단) 두 36세 맏언니가 각각 5골과 4골을 터뜨리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수비에서는 골키퍼 박새영(삼척시청)의 눈부신 방어쇼가 돋보였다. 박새영은 전반 7개, 후반 5개 등 도합 12개의 슈팅을 막아내며 방어율 41%를 기록해 일본의 추격 의지를 번번이 꺾었다. 특히 후반 13분경 류은희가 2분간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몰렸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박새영의 슈퍼 세이브와 선수들의 끈끈한 협력 수비로 무실점으로 버텨낸 것이 결정적 승부처였다.
핸드볼의 환희가 채 가시기도 전,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홀에서도 기적 같은 금빛 승전보가 이어졌다.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 출전한 강준이가 최종 합계 180.85점을 기록, 은메달 사사키 도아(172.35점)와 동메달 오노데라 기누(168.11점) 등 개최국 일본 선수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시상대 최상단에 우뚝 섰다.
2018년 스케이트보드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이후,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강준이가 사상 최초다. 종전 한국의 최고 성적은 2018년 대회 당시 은주원이 기록한 남자 스트리트 동메달이었다. 세계적인 강세를 보이는 스케이트보드 강국 일본의 홈 코트에서 거둔 우승이라 그 가치는 배가되었다.
강준이의 결승전은 좌절과 환희가 교차한 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였다. 코스를 자유롭게 누비며 연기하는 런(Run) 세션 3차 시기에서 88.45점의 고득점을 기록하며 전체 1위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어진 단일 고난도 기술을 평가하는 트릭(Trick) 세션에서 혹독한 시련이 찾아왔다.
강준이는 1차와 2차 시기에서 연달아 넘어지며 0.00점에 그쳤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하지만 태극 마크를 단 강준이의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다시 보드 위에 오른 그는 운명의 3차 시기에서 동일한 고난도 복합 기술에 재차 승부수를 띄웠다. 착지 성공 직후 우승을 직감한 듯 다시 한번 눈물을 터뜨린 강준이는 무려 92.40점이라는 초고득점을 부여받으며 승부에 완벽한 방점을 찍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