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증보험 거절 '1.3만건' 깜깜이 관리...임차인 사각지대 여전
전세보증 거절 후 보증금 미반환·경매 여부 파악 불가
개인정보법 따라 자료 파기…거절 후 피해 확인 한계
전문가, 관리권·거절 이력 고지 등 각종 개선책 제언
[파이낸셜뉴스] 최근 5년 동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거절 건수가 1만건을 넘었지만 사후 추적 관리체계는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책 안전망으로부터 밀려난 임차인들을 중심으로 일종의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2002건이던 HUG의 거절 건수는 2022년 2351건, 2023년 2596건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2814건으로 8.4% 증가했다.
연 평균으로 환산하면 2530.6건이다. 올해만 놓고 봐도 8월까지 보증 가입이 거절된 건수는 850건이다. 7월부터 보증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진 탓에 올해 거절 건수는 연 평균과 유사하거나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1만건이 넘는 전세금반환보증이 거절되는 동안 HUG나 국토교통부 차원의 보증 거절 주택에 대한 사후 추적 관리체계가 부재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거절 주택의 위험성이나, 다른 임차인들이 정책 집행 과정에서 걸러진 위험 주택에 대한 알 권리 등이 침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HUG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자료를 파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HUG 관계자는 "보증 거절 건에 대해 실제 보증사고 및 경매 발생 여부를 추적해 별도 자료를 관리하고 있지 않다"며 "이후 해당 임대차계약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지 않아 파악이 어렵다"고 했다. 보증이 주요 업무인 점을 감안할 때 사후 추적은 업무 바깥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HUG의 이런 설명에도 전문가들은 분명한 사각지대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HUG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박상흠 법무법인 우리들 변호사는 "현재 HUG에는 (보증보험 거절 물건에 대한) 관리권이 전혀 없다"며 "이를 일부 부여해서 가입이 안 되는 물건이라면 임대인에게 전세금을 낮추게 하는 등의 행정지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의 합이 주택 가격의 90%를 초과하면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한데, 임차인 보호를 위해 보증금을 낮춰서라도 보험에 가입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비 임차인의 HUG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박 변호사는 "임차인이 전세 계약을 체결하려는 빌라에 대해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HUG에 물어보면 답을 빠르게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시스템이 없다"며 "이런 구조를 만들어서 임차인 보호를 해야 한다"고 했다.
공인중개사를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는 "공인중개사들은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라며 "일선에 있는 공인중개사들이 임대차 계약을 진행할 때 보증보험 거절 이력이 있거나 사고율이 높은 물건은 미리 고지해 주는 등의 방식을 도입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최근 법정단체로 전환돼 자율 관리와 자정 시스템, 분쟁 조정 기능 등을 강화하고 있다.
HUG가 보증보험 거절 사유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호용 법무법인 윤강 변호사는 "임차인들에게 보증보험 가입 여부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HUG가 보증 거절 건에 대해 사유 등을 더해 상세하게 설명해 줘야 임차인들이 계약 의사결정을 확실히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 의원은 "HUG가 공적 보증기관으로서 심사 과정에서 확인한 위험정보를 임차인 보호와 전세사기 예방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보증이 거절된 이후에도 새로 계약하려는 임차인이 계약 전에 해당 주택의 보증 거절 이력과 사유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형구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