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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북남고속철 수주전 다시 대혼전...베트남, 이번엔 독일에 '러브콜'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베트남 건설부 대표단(왼쪽)이 지난 21일 독일에서 독일 정부 기관·철도 기업 대표단과 고속철도 기술이전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베트남 건설부 제공
베트남 건설부 대표단(왼쪽)이 지난 21일 독일에서 독일 정부 기관·철도 기업 대표단과 고속철도 기술이전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베트남 건설부 제공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베트남 정부가 총사업비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사업인 '북남고속철도' 프로젝트를 위해 독일과 기술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빈그룹의 철도 자회사인 빈스피드가 독일 지멘스와 대규모 철도 턴키(일괄) 계약을 체결하면서 베트남 철도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베트남 건설부, 독일 방문...북남고속철도 기술협력 논의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이 쑤언 중 차관이 이끄는 베트남 건설부 대표단은 독일 방문 일정의 일환으로 독일 당국 및 주요 철도 기업들과 면담하고 북남고속철도 프로젝트 시행을 위한 경험 공유와 기술 이전, 협력 확대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중 차관은 이 자리에서 "베트남이 독일의 과학기술과 기술 표준, 안전 관리, 철도 산업, 수출 금융, 인적자원 개발 분야의 강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양국 정부 기관과 기업 간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교류 채널이 구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 차관은 베트남 국회의 승인을 받은 국가 핵심사업인 북남고속철도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해당 노선은 총연장 약 1541㎞의 복선으로, 궤간은 1435㎜, 최고 설계속도는 시속 350㎞다. 23개 여객역과 5개 화물역을 갖추며 오는 2035년 기본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중 차관은 "현재 베트남이 프로젝트 타당성조사 보고서(FS)를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적이고 통합적이며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술을 선정하고 베트남 여건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수명주기 비용 관리 △사업관리 △인력 양성 △독립적인 운영·유지보수 역량 확보 등이 사업의 장기적인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베트남은 개방형 시스템 구조와 시스템 간 호환성 확보, 특정 단일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 축소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 차관은 해외 파트너 및 기업들과의 고속철도 협력에서 기술 이전을 선결 요건 중 하나로 제시했다. 그는 지멘스 모빌리티와 독일철도공사(DB), 독일철도산업협회 회원사들에 단순한 제품·장비 공급을 넘어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베트남 현지 기업 및 공급망 육성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이 철도 제조·운영·보수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기술 자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독일 연방교통부에는 △고속철도망 계획 △투자 모델 △정부 기관·안전관리기관·인프라 소유자 간 역할 분담 △대형 프로젝트의 예산·공정·품질·리스크 관리 경험 공유를 요청했다. 안전 평가와 독립적인 인증 체계, 운행 안전 관리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에는 대규모 철도 사업에 필요한 △재원 조달 모델 △수출신용 △리스크 보증 △녹색금융 △기술·자본·서비스 결합 방안에 관심을 표명했다.

독일철도공사(DB)에는 △고속철도 시스템 운영·보수 △인프라 자산 수명주기 관리 △철도 운송 및 역 운영 경험 공유를 제안했다. 지멘스 모빌리티와는 △고속열차 차량 △전력화 △신호·통신 △열차제어 △차량기지 △정비 등 종합 솔루션과 신뢰성·안전성·수명주기 비용 관련 지표에 대해 세부적으로 논의했다.

빈스피드·지멘스, 최대 1.5조원 규모 턴키 계약

민간 자본 주도의 고속철도 노선에서도 독일과의 협력이 두드러지면서 현지에서는 북남고속철에 독일 기업들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빈그룹의 철도 자회사인 빈스피드는 최근 독일 지멘스 모빌리티와 최대 10억유로(약 1조5517억원) 규모의 턴키(일괄)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민자 고속철도 구간인 하노이꽝닌 구간과 호찌민시 벤타인껀저 구간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노선을 공동 개발한다.

지멘스 모빌리티는 최고 시속 350㎞로 운행하는 고속열차 '벨라로 노보(Velaro Novo)' 10편성과 통신·전철화 시스템을 공급한다. 빈스피드는 선로 시공을 맡아 베트남 철도 인프라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 친서 전달...팀코리아도 수주전 참여

당초 베트남 당국은 올해 2·4분기 사업자 선정에 이어 연말 착공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관련 절차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세계 각국은 총 100조원에 달하는 북남고속철 수주를 선점하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 당시, 약 2,400㎞에 이르는 구간을 중국의 차세대 고속열차 '푸싱호'로 직접 10시간 넘게 이동하게 하는 등 대대적인 '철도 외교'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팀코리아' 역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월 30일 또 럼 서기장을 예방해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철도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이번 인프라 외교에서, 김 전 장관은 설계와 건설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철도 사업 전 주기에 걸친 독보적인 기술력과 경험을 적극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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