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축구 간다니 이혼하자네요"…결혼 9년 차 남편의 하소연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주말 조기축구 약속을 두고 갈등을 빚다 아내로부터 이혼 요구까지 받았다는 한 30대 남성의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누리꾼들 사이에 팽팽한 의견 대립을 낳고 있다.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혼 얘기까지 나왔는데 제가 그렇게 잘못한 건지 모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9년 차이자 두 아이의 아빠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최근 사소한 주말 일정 조율 과정에서 부부 싸움이 번져 파경 위기까지 겪었다고 털어놨다. 발단은 주말 취미 활동이었다. A씨가 친구들과 조기축구에 나가겠다고 하자,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외갓집(아이들의 외할아버지댁)에 함께 다녀오자고 제안했다.
이미 약속이 잡혀 있던 A씨가 "다음에 가면 안 되겠냐"고 묻자 아내는 "매번 이런 식"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날 저녁 말다툼 도중 감정이 격해지자 아내는 "이렇게 살 거면 그냥 이혼하자"며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A씨는 "회사 일과 개인 약속 등으로 최근 몇 달간 처가 행사나 가족 모임에 몇 번 빠진 적은 있지만, 나름대로 가정에 소홀하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며 "회사 생활을 하며 개인 시간도 필요한데, 매번 가족 행사에 우선순위를 맞춰야 하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냉랭한 침묵 끝에 며칠 뒤 부부는 다시 대화를 나눴다. 아내는 "이혼하자는 말은 홧김에 나왔지만 서운했던 감정은 진심"이라며 "혼자 아이 둘을 키우고 시댁 행사까지 챙기는 동안 남편은 늘 한 발짝 물러서 있는 느낌이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A씨는 "아내의 서운함을 일부 이해하게 됐고 조금씩 맞춰가기로 했지만, 여전히 조기축구 약속 하나로 이혼 이야기까지 나올 일이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남편의 입장에 공감하는 이들은 "조기축구 한 번 나간다고 이혼을 운운하는 건 감정적이고 과도한 대응", "가정을 위해 일하는 가장에게 주말 반나절 취미 생활조차 허락되지 않는 건 너무 가혹하다", "아내의 문제 해결 방식이 극단적"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반면 아내의 입장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조기축구' 문제가 아닌 '신뢰의 누적된 붕괴'라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축구 약속 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그동안 처가 모임과 육아 등 가정을 뒷전으로 미뤄왔던 남편의 태도가 '임계점'을 넘긴 것"이라며 "아내는 시댁 행사를 다 챙기는데 남편은 처가 방문을 귀찮아했다면 충분히 서운함을 넘어 배신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장기 결혼 생활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특정 사건 하나보다는 오랜 시간 누적된 불통과 서운함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한 가정상담 전문가는 "한쪽 배우자가 느끼는 피로감과 서운함의 원인을 '별일 아닌 일'로 치부하기보다, 서로가 생각하는 가정 내 역할과 우선순위의 격차를 좁히는 진솔한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