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기고] 남산 곤돌라 멈춘지 2년… 국토부 나서야

파이낸셜뉴스
배웅규 중앙대학교 교수
배웅규 중앙대학교 교수

서울시가 추진하는 남산 곤돌라 사업은 2024년 착공했으나, 같은 해 10월 법원이 한국삭도공업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중단됐다. 이후 지난 17일 항소심에서도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입법 취지와 법체계, 사회적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한 다른 지자체의 행정행위도 위법으로 볼 여지가 생겨 시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하다.

더군다나 소송으로 멈춰 선 공공사업을 정상화할 제도적 보완책마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고, 국토부도 이에 공감해 2025년 7월 입법예고까지 마쳤다. 그러나 이후 후속 절차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근 보도를 보면 입법예고부터 다시 실시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든다.

공공사업이 표류하는 동안 그 불편과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다. 서울시는 사업이 무산될 경우 매몰비용이 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골든(GOLDEN)' 도시 구현이 지체되는 무형의 손실도 결코 작지 않다. 바로 남산을 찾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느끼는 실망과 불만이다.

남산은 연간 방문객이 1200만명을 넘는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다. 하지만 정상부로 향하는 교통수단은 사실상 두 가지뿐이다. 특히 남산 케이블카는 2025년 이용객이 170만명을 돌파했지만, 48인승 캐빈 2대로만 운영돼 주말과 혼잡 시간에는 1~2시간 이상 대기하는 일이 허다하다.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객 등 교통약자에게는 그야말로 극한의 코스이며, 이는 곧 남산을 찾는 세계 각국의 방문객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공공 곤돌라를 추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는 남산 곤돌라 설치로 시간당 2000명을 수송해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 공익사업은 소송과 시행령 개정 지연이라는 사슬에 장기간 묶여 있다.

그 사이 민간 케이블카는 독점 덕에 막대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한국삭도공업은 1962년부터 60년 넘게 남산에서 경쟁 없이 케이블카를 운영해 왔다. 한국삭도공업의 매출액은 2024년에는 220억원, 2025년 21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최대 90억원에 달했다. 정부가 시행령 개정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기업은 독점적 경제 이익을 누리고, 새로운 공공 교통수단 도입은 기약이 없다. 시민은 선택권을 잃고 관광객은 시간을 허비하며 서울시는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는 기형적 구조다. 이것이 과연 공정하고 정당한가. 국토부는 지금이라도 시행령 개정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 시대에 관광은 곧 국가 경쟁력이며 남산은 서울의 얼굴이자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국토부는 헌법적 이동권과 국격에 걸맞은 관광 편의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서둘러 명확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해답은 단 하나, 즉각적인 시행령 개정으로 남산 곤돌라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공익의 공백과 시민의 고통은 더 깊어질 것이다.

배웅규 중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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