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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앞다퉈 '수소 투자' 늘릴때… 韓은 예산 '칼질'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동發 에너지 안보 강화 대두
주요국 공급망 선제 구축 행보
韓 에너지 수입 의존도 90% 불구
보조금 줄이고 발전 물량도 축소
업계 "정책 일관성 유지를" 지적

세계가 앞다퉈 '수소 투자' 늘릴때… 韓은 예산 '칼질'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수소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은 장기 보조금으로 수소 공급망 구축에 나섰지만, 한국은 관련 예산과 발전 입찰물량을 줄이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웃도는 만큼 정책의 일관성을 높여 수소 산업의 투자 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요국 장기 지원에 수소 투자 확대

28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하이드로젠 리뷰 2026'에 따르면 국가 차원의 수소전략을 보유한 국가는 2021년 23개국에서 올해 66개국으로 늘었다. 각국의 정책도 전략 수립에서 제도 정비와 재정 투입을 통한 실행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IEA는 수소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장지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석유·가스와 달리 수소는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발전 전력, 유기성 폐기물 등을 활용해 자국 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독일·일본처럼 에너지 수입 비중과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로 수입 일부를 대체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2024년 기준 93.7%다.

주요국은 초기 시장의 경제성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5개 도시군에 4년간 최대 80억위안을 지원하는 수소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일본은 3조엔을 투입해 저탄소수소와 화석연료의 가격 차이를 최장 15년간 보전한다. 유럽연합(EU)도 재생수소 생산자에게 최장 10년간 보조금을 지급한다.

수소위원회가 이달 발간한 '글로벌 하이드로젠 컴퍼스 2026'에 따르면 청정수소 누적 확정 투자액은 1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종투자결정(FID)을 통과한 프로젝트는 570개 이상이며, 가동 중인 생산능력은 연간 약 170만t으로 전년보다 70% 증가했다.

■韓 보조금 축소에 투자 불확실성 ↑

반면 한국은 지원 축소가 예고돼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7년 예산안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5762억원에서 4457억원으로 약 23%, 수소충전소 보조금은 1897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약 37% 줄어든다.

세제 지원도 축소된다. 승용 수소전기차의 개별소비세 감면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어 2028년 말 종료될 예정이다. 취득세 감면은 내년 말 일몰을 앞뒀다. 시내·마을·농어촌버스에 적용되던 수소전기버스 부가가치세 면세도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발전용 수요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일반수소발전 개설물량은 1300GWh에서 930GWh로 줄었고, 청정수소발전 물량은 500GWh에 그쳤다. 수년 치 입찰물량을 사전 공개하던 방식과 달리 올해는 2026년 물량만 확정하고 내년 물량은 내년에 정하기로 했다. 생산시설과 공급망에 선제 투자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사업계획 수립이 어려워진 셈이다. 수소위원회도 생태계 성장을 위해 안정적이고 일관된 정책 실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는 생산시설과 충전 인프라에 장기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라며 "기업이 투자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중장기 보급 목표와 발전 입찰물량을 제시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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