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담합 반복하면 등록취소, 강력한 만큼 신중해야
당정, 17개 분야 법 개정으로 제재
담합 근절 마땅하나 의견 수렴하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8일 반복적으로 담합행위를 벌인 사업자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정지를 내리는 등 담합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재가 강화되는 분야는 안전·에너지·운송·환경 등 17개로 당정은 공정거래법과 17개 개별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담합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훼손하고 소비자 등 다른 경제주체를 착취해 부당이익을 꾀하는 중대한 불공정행위"라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말처럼 담합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민생침해 행위다. 물건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나 업체들이 담합함으로써 소비자들은 값을 비교해서 물건을 선택할 권리를 상실한다.
역대 어느 정부나 담합행위를 단속해 왔지만 뿌리 뽑지 못한 것은 과징금 등을 통한 제재가 약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담합으로 얻는 이익이 제재로 잃는 손실보다 컸기 때문에 단속을 당하고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같은 행위를 반복해 왔다. 당정의 이번 제재 강화 방침은 담합을 반복할 경우 아예 업체의 문을 닫게 하겠다는 강력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민생과 관련된 담합의 대표적인 분야가 설탕과 밀가루 등 식품이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적발된 식품업체 담합 5건의 관련 총매출액은 14조9866억원이었다. 공정위가 이들 업체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1조817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부과율은 12.1%였다.
설탕은 2006년과 2007년 사이에 제당업체와 제분업체가 담합으로 적발됐는데, 올해 다시 담합이 드러났다. 제지업계도 몇 해 걸러 담합을 저지르고 있으며 교복 등 학생용품에서도 담합이 자주 일어난다. 그러나 식품·제지업은 이번 17개 법률의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공정위는 "이번에는 실질적으로 등록·허가가 필요한 업종 가운데 부처와 협의된 17개 업종을 추렸다"고 설명했다. 민생과 관련된 담합의 핵심인 만큼 앞으로 추가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담합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불공정행위이지만 등록 취소 등은 기업의 존립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담합으로 판정할 때마다 매우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특히 먹을거리와 직결된 식품업계의 담합은 철퇴를 내려야 마땅하나 기업들은 과징금마저도 한꺼번에 내면 경영에 치명타를 입는다며 호소하기도 한다.
매출액 대비 12.1%인 과징금 비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담합으로 얻은 이익과 비교하면 낮은 숫자는 아닐 것이다. 과징금을 매긴 공정위가 금액을 스스로 낮춰주는 것도 업체의 입장을 감안해서이기도 할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담합은 다시는 없어야 할 민생침해 범죄다. 기업 입장에서 과징금이 과하다고 생각한다면 담합을 하지 않으면 될 것이다.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기업들은 가격 정보 교환도 담합이냐고 항변하지만 그런 행위도 자제하고 조심해야 한다.
차제에 로펌 등을 통해 과징금을 깎아 달라고 하는 등의 기업들의 로비도 없어져야 한다. 공정한 기준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고, 그 행위가 반복될 경우 예외 없이 업체의 경영과 영업을 중단시킨다면 언젠가는 담합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전에 없던 강한 제재인 만큼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야 할 것이다. 업계의 의견과 주장도 무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