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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애플도 넘었다…1500억달러 '역대급' 자사주 매입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 주주환원
애플 1100억달러 종전 기록 경신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1500억달러(약 210조원)의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성장세가 둔화된 기업이 아닌 올해 매출이 약 9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주주환원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엔비디아 이사회는 28일(현지시간) 기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의 한도를 1500억달러 늘리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는 애플이 2024년 세운 1100억달러의 종전 기록을 넘어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승인으로 엔비디아가 2028년 1월까지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수 있는 전체 규모는 최대 2350억달러로 늘어났다.

엔비디아의 이번 결정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회사가 여전히 폭발적인 성장 국면에 있다는 점이다. 통상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경영진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동시에 투자처가 줄어든 성숙 기업들이 남는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애플이 2024년 당시 사상 최대였던 1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을 때도 아이폰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었다.

엔비디아는 상황이 다르다. 엔비디아의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약 9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와 앤스로픽, 스페이스X 등 AI 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모두 엔비디아의 대형 고객이다.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는 구글 역시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엔비디아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전 세계 AI 투자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등 주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동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엔비디아가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막대한 현금 창출력이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1월 끝난 회계연도에 약 1000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했다. S&P글로벌 비저블 알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FCF는 2028회계연도 3290억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순이익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비저블 알파는 엔비디아의 순이익이 현재 회계연도 2450억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하고, 2028년 1월 끝나는 다음 회계연도에는 387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정에 대해 AI가 가져올 "장기적인 기회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는 오픈AI가 2022년 말 챗GPT를 출시한 이후 1200% 이상 급등했다. 다만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가 커지면서 올해 들어 상승률은 약 20%로 둔화됐다. 이날 자사주 매입 확대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미국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1.4% 상승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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