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수익률, 유가 영향 벗어나려면 더 올라야"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채 수익률이 28일(현지시간) 일제히 큰 폭으로 뛰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타협하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 속에 오전 장에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탓이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장 초반 4% 넘게 급등해 배럴당 108.8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란의 7일간 호르무즈 개방 제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 때문에 미 국채 매도 압력은 재개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치솟았다.
전 세계 지표 금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0.09%p 급등해 5.27%로 뛰었다.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도 0.09%p 급등하며 4.96%로 올랐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미 금리전략 총괄 이언 린전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린전은 "이란 전쟁의 충격이 계속해서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가격 움직임이 미 수익률 등에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지점이 언젠간 오겠지만, 분명한 것은 시장이 아직 그런 변곡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 상승 속에 영국 국채(길트) 10년물 수익률 역시 5.44%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프랑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동반 상승하며 수년 만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08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유가, 국채 수익률 상승 충격으로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란 전쟁이 촉발한 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재촉하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 16일 0.25%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023년 이후 3년여 만의 금리 인상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이맘때까지 4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바클레이스 리서치 부문 글로벌 총괄 아제이 라자드히야크샤는 "이 수익률 수준에는 그 어떤 마술도 없다"면서 지금 당장은 상승 흐름을 막을 걸림돌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하거나, 수익률 상승이 주식 같은 위험 자산을 '물어뜯기' 시작해야" 역전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려면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TD증권 금리 전략가 푸자 쿰라 역시 지금의 채권 매도세는 "지속적인 경제 회복력"과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에 관한 로드맵 부재의 조합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고금리 상황이 더 길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유럽 신용 리서치 총괄 폴 워터스도 "지금 판단으로는 국채 수익률이 지금부터 점진적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는 부분적으로 "내년까지 에너지 가격 충격이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터스는 전 세계가 비축유를 푼 터라 "완충장치가 약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