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내 전술이 완전히 틀렸다" 안방서 4실점 패배에 고개 숙인 모레노... 빛바랜 손흥민 58호 골
전반에만 3실점+자책골 와르르
모레노 "양쪽 풀백 올린 내 전술적 패착, 팬들께 사과"
백승호·조규성 하차 악재 속 '황인범 복귀' 예고
2일 베네수엘라전 배수진 쳤다
[파이낸셜뉴스] 안방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에 4실점 대참사를 당한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팬들에게 사과하며 전술적 오판을 깨끗하게 인정했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1-4로 크게 패했다.
데뷔전이었던 에콰도르전(3-0 승)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었다. 한국은 전반 13분 다르윈 누녜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27분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에게 추가골, 43분 김민재의 자책골까지 겹치며 수비가 완전히 붕괴했다. 후반 17분 누녜스에게 쐐기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35분 손흥민(LAFC)이 만회골을 넣었으나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터진 손흥민의 득점은 그의 A매치 통산 58번째 골로, '전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보유한 역대 최다골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역사적인 득점이었지만 팀의 완패로 빛이 바랬다.
에콰도르전에서 화려한 데뷔를 알렸던 모레노 감독은 불과 나흘 만에 '패장'이 되어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표정은 어두웠다.
모레노 감독은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고 내내 응원해 주신 팬들께 사과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상대는 슈팅 수도 많지 않았고 점유율도 낮았지만 4골을 넣었다"며 패배를 씁쓸히 인정했다.
그는 전반전 대량 실점의 원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신의 전술적 패착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모레노 감독은 "양쪽 풀백을 높이 올려 상대 윙어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중앙 빌드업을 수월하게 하려 했으나 잘 안됐다"며 "공을 잃은 직후 상대 역습에 크게 당했다"고 설명했다.
하프타임에 전술적 수정을 가해 후반전 경기력이 나아졌음에도, 이미 전반전에 너무 많은 실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는 분석이다. 모레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에 대해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지 않지만 우리 축구 철학과 원칙은 확고히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특정 선수의 활용법에 대한 질문에는 "한 선수만 따로 보기보다는 팀 전체를 봐야 한다. 팀이 압박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선수들이 장점을 발휘할 공간 자체가 부족해진다"며 전술적인 한계가 선수들의 부진으로 이어졌음을 짚었다.
나흘 전 일본에 1-3으로 패했던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 감독은 "굉장히 강한 한국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압박이 좋았고 우리가 지배한 순간도 많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우루과이전 대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대표팀은 오는 10월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A매치 4연전의 세 번째 경기를 치른다.
변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우루과이전 직후 조규성(미트윌란)에 이어 백승호(버밍엄시티)가 컨디션 회복 차원에서 소집 해제된다고 밝혔다. 남은 28명으로 두 경기를 치러야 하는 가운데, 앞선 두 경기에서 명단 제외됐던 '중원의 핵심' 황인범은 베네수엘라전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모레노 감독은 "나흘 뒤 베네수엘라전은 안 좋은 기분을 털어낼 기회"라며 "지난 경기 승리 직후보다 더 큰 의지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