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63% "경력 쌓을 곳도 없다"… 내년 취업 전망도 '흐림'
한국경영자총협회 설문조사
57% "내년 신규채용 감소"
81% "정년연장 땐 채용 축소"
직장 선택은 급여·안정성 순
[파이낸셜뉴스]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직무 경험을 쌓을 기회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놓였다. 취업 준비의 무게중심을 인턴과 일경험으로 옮기고 있지만, 경력자 중심 채용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인력 수요 감소를 취업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인식했다. 청년 10명 중 6명 이상이 현재 취업시장을 어렵다고 평가한 가운데 절반 이상은 내년 신규채용도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경총이 아젠다북에 의뢰해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13일까지 전국 20~34세 청년 10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구직자와 취업자는 각각 526명이다.
취업시장이 어렵다고 답한 청년들은 그 이유로 '경력자 중심의 채용 가속화'(49.5%·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년 대비 채용 감소'(49.2%)와 'AI 활용 등으로 인력 수요 감소'(49.1%)도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 상향'은 37.2%, '구직자 간 경쟁 심화'는 32.6%였다.
내년 채용시장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57.0%가 내년 신규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37.7%,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5.2%에 그쳤다.
청년들의 취업 준비는 직무 경험 확보에 집중됐다. 취업을 위해 중점적으로 준비한 사항은 '인턴·일경험 프로그램 참여'가 47.4%(복수응답)로 가장 높았다. '어학 점수·자격증 취득'(46.3%), '취업 설명회·박람회 참석 등 구직활동'(36.7%), '취업 관련 학원·강좌 수강'(31.4%)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실제 취업 과정에서는 경험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청년들이 겪은 주된 어려움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50.9%·복수응답)과 '일경험·경력 부족'(49.0%)이었다. 특히 비수도권에서는 일경험·경력 부족을 꼽은 비율이 53.6%로 수도권(46.2%)보다 7.4%p 높았다.
정년연장 시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852명에게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는 기업 유형을 물은 결과 대기업이 31.6%, 공공기관이 29.9%를 차지했다. 중견기업은 22.7%, 중소기업은 15.8%였다.
직장 선택에서는 급여와 고용 안정성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취업할 회사를 고르는 기준으로 '급여 수준'을 꼽은 응답이 66.6%(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고용 안정성'은 46.0%, '직무 적합성·전공 관련성'은 34.7%였다. '일과 삶의 균형'은 16.7%, '개인의 발전·성장 가능성'은 15.8%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직장 유형은 거주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 청년은 대기업·중견기업(32.5%)을 공무원·공공기관(28.4%)보다 선호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공무원·공공기관(33.3%)이 대기업·중견기업(24.1%)을 9.2%p 앞섰다. 경총은 비수도권의 일자리 기반 부족이 안정적인 공공부문 선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했다.
청년 취업 확대를 위한 과제로는 훈련과 상담·정보 제공 등 '취업 인프라 확충'(49.6%·복수응답)과 '청년채용 기업 지원 강화'(49.2%)가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취업 청년 지원 강화'는 47.4%, '기업 경영환경·규제 개선'은 27.0%였다.
류기정 경총 총괄전무는 "청년들 또한 수시·경력직 중심의 채용 트렌드를 인지하고 있으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와 직무 역량을 쌓을 기회가 부족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미스매치 해소와 청년들의 경력 형성 지원을 위해 구직자의 역량을 높이는 취업 인프라 확충과 자발적으로 청년 고용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정 정년연장 시 청년 채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매우 큰 만큼 법정 정년연장 추진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