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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 언니, 예진아 미안해" 단 1발에 날아간 金… '0점 쇼크' 양지인, 펑펑 울었다 [나고야 AG]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림픽 챔프 양지인, 전날 완사 1위 압도적 우승 후보
속사 21번째 발 '격발 지연'으로 0점 처리 날벼락
순식간에 17위 추락하며 개인전 결선행 좌절
단체전도 다 잡은 금메달 놓치고 은메달
"내 실수 탓에 동료들 땀방울 날아간 것 같아 속상해" 눈물 펑펑

0점 실수 후 눈물 흘리는 양지인. 연합뉴스
0점 실수 후 눈물 흘리는 양지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그녀는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오히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전날까지 완벽했던 사격 여제의 기세는 단 한 번의 '격발 지연'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0점이라는 뼈아픈 숫자가 전광판에 찍힌 순간, 금메달을 확신했던 1위 선수의 세상은 무너졌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장에 짙은 아쉬움과 동료애가 뒤섞인 뜨거운 눈물바다가 펼쳐졌다.

올림픽 챔프 양지인(우리은행)은 28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개인전 본선 겸 단체전에서 575점(엑스텐 27개)을 기록하며 17위에 그쳐, 8명이 겨루는 개인전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양지인은 전날 열린 완사 경기에서 292점이라는 압도적인 고득점으로 1위를 질주하던 강력한 '0순위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이날 속사 경기에서 믿기 힘든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21번째 발을 쏘는 타이밍을 놓치며 격발이 늦어졌고, 냉혹한 사격 규정에 따라 해당 발은 '0점' 처리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양지인과 오예진이 28일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예선에서 탈락해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양지인과 오예진이 28일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예선에서 탈락해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1점이 아쉬운 국제 무대에서 10점이 단숨에 증발해 버린 0점 쇼크는 치명적이었다. 순위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쳤고, 다 잡았던 개인전 결선 티켓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뿐만 아니라 양지인, 봉서린, 오예진이 나선 단체전마저 1위 자리를 내주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단체전 은메달 시상식을 마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양지인의 눈시울은 이미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인터뷰 마이크를 잡은 그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양지인은 "제가 치명적인 실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봉)서린 언니랑 (오)예진이가 잘 이끌어줘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동료들에게 굉장히 감사하고 또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이어 "열심히 준비한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너무 속상하다. 우리 셋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피땀 흘려 준비한 것들이 내 실수로 너무 아깝게 돼버려서 눈물이 났다"며 자책의 눈물을 쏟아냈다.

대한민국 양지인(왼쪽부터), 봉서린, 오예진이 28일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양지인(왼쪽부터), 봉서린, 오예진이 28일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언니의 뼈아픈 자책에 옆에 있던 오예진 역시 왈칵 눈물을 쏟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감정을 추스른 오예진은 "그래도 우리가 서로 믿고 끝까지 열심히 잘 버텨줘서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앞으로 남은 기회가 많으니까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펑펑 우는 양지인을 따뜻하게 다독였다.

단 한 발의 잔혹한 실수, 그리고 목에 건 은메달의 무게. 비록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진 못했지만, 서로의 아픔을 끌어안고 함께 흘린 사격 자매들의 눈물은 그 어떤 금빛보다 뭉클하고 진한 여운을 나고야 사격장에 남겼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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