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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게임 쉽게 만들지만…'게임 슬롭·저작권'은 새 숙제로

최혜림 기자
파이낸셜뉴스

29일 국회서 AI 시대 콘텐츠 정책 과제 토론회
게임 업계, AI로 제작 효율 높이고 경험 개선
기술 활용해 피지컬 AI로 신사업 영역 확장도
다만 게임 슬롭·저작권 문제는 기준 마련해야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관한 'AI 시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정책 과제'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혜림 기자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관한 'AI 시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정책 과제'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혜림 기자

[파이낸셜뉴스] 게임 제작의 시간과 비용을 줄인 인공지능(AI)이 게임 산업의 성장 방정식까지 바꾸고 있다. 게임사가 AI로 개발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축적한 기술로 로봇·방산 등 피지컬 AI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게임 슬롭' 등 저품질 콘텐츠와 저작권 문제에 대응할 새로운 산업 규칙도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강승미 삼정KPMG 상무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AI 시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정책 과제' 토론회에서 "AI는 게임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 수 있는 반면, 저품질 게임 양산 등 우려도 함께 가져오고 있다"며 "AI가 실질적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회와 위험 요인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에서는 AI 도입이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AI 에이전트를 게임 제작에 활용하는 '스튜디오 에이전트'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에게 아이템을 추천하는 'AI 스타일 파인더'를 운영하고 있다. NC도 생성형 AI 기반 창작 도구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를 통해 비주얼 아트·텍스트·오디오 등 게임 개발 전 과정에 AI를 적용했다.

이용자들의 AI 콘텐츠 수용도도 낮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상무는 "국내 게임 이용자 조사에서 게임 내 AI 콘텐츠 도입에 긍정적인 응답은 49.8%, AI 활용 게임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3.8%였다"며 "AI 활용 범위도 캐릭터·이미지 제작과 코드 작성부터 이용자와 게임 캐릭터 간 상호작용까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에서 축적한 기술은 피지컬 AI로도 확장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로봇 학습용 가상환경 구축 등에 게임 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NC AI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한화오션 등과 협력해 모빌리티·조선·방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게임엔진과 3차원(3D), 시뮬레이션 등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데 쓰였던 기술이 현실에서 작동하는 AI를 학습시키는 기반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반면 AI가 제작 문턱을 낮추면서 저품질 콘텐츠가 대량 생산될 가능성은 과제로 지목됐다. 강 상무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의 연간 신규 게임 등록 수는 2020년 9378개에서 지난해 1만 5491개로 늘었다"며 "생성형 AI를 활용해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완성도가 낮은 게임을 대량 생산하는 '게임 슬롭'이 AI 확산의 대표적인 우려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통한 제작 효율화가 콘텐츠 공급 확대에 그치지 않고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준과 환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학습 데이터를 둘러싼 저작권 기준도 쟁점이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이용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생성형 AI 학습을 위해서는 저작물을 포함한 데이터를 서버에 수집·저장하는 복제 단계를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며 "현행 저작권법은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행위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별도의 조항도 두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AI 개발사와 창작자 간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개발사들은 데이터 학습이 기존 저작물의 가치를 직접 대체하지 않는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창작자들은 동의 없는 상업적 이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 변호사는 "무조건적으로 AI 개발에 장애가 될 수 있도록 저작권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적 AI 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지만, 반대로 무제한적인 허용은 창작자의 창작 의욕을 꺾어 콘텐츠 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과 창작자 보호 사이의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민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게임산업은 AI와 콘텐츠, 타 산업을 연결하는 기술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창작자 보호와 게임 슬롭 등 과제를 해결하되 AI 활용을 제한하기보다 창작자가 AI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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