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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發 병역특례 논쟁…"국위선양 보상" vs "시대착오적 특혜"[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2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들의 금빛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병역 혜택을 둘러싼 공정성 논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29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선수단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금메달 23개, 은메달 26개, 동메달 44개 등 총 93개의 메달을 따냈다. 현행 제도상 올림픽 동메달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입상자는 체육요원으로 편입돼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대신 선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야구 대표팀이 사회인 선수로 구성된 일본을 상대로 고전하면서 병역 특례의 형평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다른 국가에선 최정예 전력을 내보내지 않은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이유로 고연봉 프로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까지 부여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대5로 패한 뒤 27일 결승에서 접전 끝에 3대1로 승리했고, 선수 24명 중 군 미필자 16명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2030 청년층 사이에서는 대표팀 선수의 국위선양 공로를 인정하고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메달만을 이유로 병역 부담을 달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맞선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최모씨(33)는 "아무리 상대가 약체라고 하더라도 세상에 쉬운 우승은 없다. 피와 땀을 흘리며 얻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위상을 높임으로써 소프트파워를 강화했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병역 혜택을 줄 만하다고 본다. 선수 생활을 지속하며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곧 국가에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선수 출신으로 현재 스포츠 업계에서 일하는 박모씨(28)도 "어린 나이에 입대해 1년 넘는 공백을 겪은 뒤 경기력이 저하돼 선수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종종 봤다. 선수의 전성기는 전역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국제무대에서 애국가가 자주 울려 퍼지게 하는 선수들의 성취를 존중하는 문화도 필요하다. 그래야 손흥민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배출돼 국가 이미지를 더욱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시안게임보다 높은 수준의 대회로 꼽히는 월드컵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현행 제도상 우승해도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어떤 대회 성적을 혜택의 기준으로 인정할지는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신모씨(25)는 "메달로 한국을 세계에 알려야 했던 시절의 잣대를 지금도 붙잡고 있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K팝 열풍을 이끈 BTS 멤버들도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며 "공동체에 기여하는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병역 혜택도 청년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일관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주어져야 한다. 군복무로 1~2년간 미래를 준비할 기회가 제한된다고 느끼는 청년들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공계 대학원생 A씨(28) 역시 "스포츠가 주는 위로와 감동도 인정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기술 하나가 국가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젊은 과학자들이 군복무 대신 연구 경력을 쌓는 기회 역시 중요하다"며 "특히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은 일정 기간 내 학위를 따지 못하면 현역병으로 복무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지낸다. 운동선수의 경력 단절만이 사회 문제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한범 한경국립대 디자인예술스포츠학부 교수는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타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병역특례로 얻는 경제적 혜택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 체육 발전이나 장병 복지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메달 하나에 특례 여부가 좌우되는 현행 방식의 대안으로 누적점수제 도입과 입영 연기, 체육부대 확대를 통한 복무 기회 확충, 사회복무요원의 실업팀 근무 등을 제시했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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