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장세 속 '큰 손' 연기금 삼전팔고 AI인프라·에너지 담았다
에너지·배터리·AI 인프라 관련주에 자금 집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는 매도 우위
종목별 차별화 뚜렷..실적 개선과 정책 수혜 기대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가 뚜렷한 주도주를 찾지 못한 채 박스권 횡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증시의 '큰손'인 연기금이 종목별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비롯해 자동차주에서는 매도 규모를 키운 반면, 에너지·배터리와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에는 수천억원대 자금을 투입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연기금 등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이노베이션과 두산, 삼성SDI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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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은 순매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단순히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따라가기보다 실적 개선 가능성과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갖춘 종목을 선별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이노베이션으로, 순매수 규모는 1452억원에 달했다. 하나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 E&S와의 합병 효과에 더해 윤활유와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이딩 부문의 호조를 바탕으로 3·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LNG 조달 경쟁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두산은 1417억원 순매수로 뒤를 이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성능 동박적층판(CCL) 수요가 늘면서 전자BG 부문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나증권은 전방 수요 확대와 대규모 증설을 바탕으로 두산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삼성SDI도 130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 운영 구조가 단독 체제로 전환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삼성증권은 오는 2028년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이 50G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 등도 향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기존 증시 주도주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에 나섰다. 매도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SK스퀘어로 3109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았고, SK하이닉스와 현대차를 각각 2181억원, 2163억원 순매도했다. 현대모비스와 삼성전자도 각각 1802억원, 1616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 관련 순매도 규모는 약 2946억원으로 커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연기금 등의 매매 동향을 보면 기존 주도주에 대한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주에서 매도세가 나타난 반면 에너지·배터리·AI 인프라 관련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시장 전반에 베팅하기보다 실적 개선 가능성과 중장기 성장성이 뚜렷한 종목을 선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