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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헹가래 멈춰라" 류지현 감독이 가리킨 곳… 日 네티즌도 감동 韓 야구의 진짜 품격 [나고야 AG]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2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3-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3-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치열했던 승부가 끝난 그라운드, 진정한 챔피언의 자격은 승리의 환호가 아닌 패자를 향한 시선에서 완성된다. 5회 연속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압도적인 실력뿐만 아니라 묵직한 품격으로 일본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3-1로 꺾고 한국의 5연패가 확정된 순간, 그라운드 위에는 뭉클한 장면이 연출됐다.

우승을 확정 지은 직후 마운드로 쏟아져 나와 환호하던 한국 선수단. 하지만 기쁨도 잠시, 류지현 감독이 선수들을 한곳으로 불러 모아 헹가래와 세리머니를 멈춰 세웠다. 그리고 류 감독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는 결승전 패배 후 자국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는 일본 사회인 대표팀 선수들이 있었다.

사령탑의 의도를 단숨에 알아차린 태극전사들은 즉각 우승 세리머니를 멈췄다. 그리고 도열 중인 일본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쏟아냈다.

사실 별것 아닌 장면일 수도 있지만, 이 찰나의 순간은 일본 현지에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29일 일본 야구 전문매체 '풀카운트'는 이 장면을 조명하며 "류지현 감독이 일본 선수들의 모습을 가리키며 한국 선수들과 함께 상대를 존중했다"고 보도했다.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3대1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차지한 뒤 류지현 감독을 행가레 치고 있다. 뉴스1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3대1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차지한 뒤 류지현 감독을 행가레 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류지현 감독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시작에 앞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류지현 감독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시작에 앞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자국 안방에서 우승을 내주며 허탈감에 빠져있던 일본 야구팬들의 반응도 훈훈했다.

일본 SNS 상에는 "가장 극적인 순간에 멈춰서 상대를 존중하다니, 한국 야구의 품격에 놀랐다", "승패를 초월한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다", "저런 태도를 가진 팀이라면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몇몇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한국 대표팀에게 이번 결승전은 그 어느 때보다 피 말리는 혈투였다. 불과 이틀 전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5로 영봉패 당하는 굴욕을 겪었기에, 결승전의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선발 곽빈의 눈부신 호투를 발판 삼아, 1-1로 팽팽히 맞선 8회 김도영과 문보경이 피 말리는 승부 끝에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어코 3-1로 금메달을 완성했다.

그토록 간절했던 복수극을 완성한 직후였음에도, 한국 대표팀은 '예우'를 잊지 않았다. 도요하시의 밤, 한국 대표팀의 목에 걸린 금메달이 유독 눈부시게 빛나는 이유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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