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상가 대신 집 짓는다…주상복합 500가구까지 문턱 낮춰
주택 비율 100% 미만까지 허용, 2030년까지 한시 적용
가구수 기준 300→500가구 완화…역세권 공급 속도전
국토부 주택법 시행령 입법예고…업계 "검토 단계 사업장 재추진 가능"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8·13 공급대책의 후속으로 수도권 주택 공급에 속도를 올린다. 국토교통부는 기존 주거지역 외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건축물의 가구수 기준과 연면적 비율을 완화해 사업계획승인 등 일부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절차를 줄여 공급 속도를 높이고 주택시장 안정을 꾀하려는 취지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방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당장의 주택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6일부터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있다. 개정안은 주상복합 건축물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에 있는 주상복합 건축물의 가구수 기준을 300가구 미만에서 500가구 미만으로 늘린다. 이 기준 완화는 오는 2030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일몰제다. 연면적 비율 기준도 90% 미만에서 100% 미만으로 완화한다.
국토부는 도심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적률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세대수 때문에 용적률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어서, 입지별 수요에 따라 상가 비율과 주택 비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전국적으로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상가와 주택 비율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최소값을 열어뒀다. 주거 수요가 많은 곳은 주택 비율을 높이고, 인근에 상업 단지가 있는 곳은 상가를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정안은 적체된 공급에 속도를 내는 효과를 노린다. 기존에는 300가구 이상, 연면적 비율 90% 이상이면 사업계획승인 등 여러 절차를 밟아야 했다. 사업주로서는 절차가 길어져 당장의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으로 절차를 간소화해 수도권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상복합 건축물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아 수요를 감당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과거는 토지에 대한 용도가 분리되는 체계였지만, 최근에는 복합 용도 개발이 일종의 흐름이 됐다"며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주택 비율을 늘리는 것은 단기적 주택 공급 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도 "상가 과다공급이 문제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으로 주택공급속도를 빠르게 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역세권 주택 공급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사실상 주택 비중을 거의 끝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니 사업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존 사업성이 모호해 검토 단계에 머물렀던 일부 사업장이 추진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이 보완책에 그쳐 전체 주택 공급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대출이나 자금조달 여건이 빡빡하고 각종 규제도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분양성이 나오지 않으면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며 "일부 사업장에는 분명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주택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시장을 크게 바꾸기보단 보완책 중 하나 정도로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절차 간소화로 품질 심의 등 공적 관리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절차를 줄이는 만큼 기존 절차에 딸려 있던 검증 단계가 빠질 수 있어서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