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경제 반등 한 분기 만에 제자리… 전국은 3.7% 성장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2분기 GRDP 0.0%… 17개 시도 중 13위
광업·제조업 3.3%·건설업 3.2% 감소
서비스업 비중 74%·성장률은 0.7%
정보통신 20.1%·사업서비스 3.5% 감소

제주시 도심의 상업·주거지역 전경. 제주지역 실질 GRDP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0.0%를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제주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4.0%에 달한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도심의 상업·주거지역 전경. 제주지역 실질 GRDP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0.0%를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제주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4.0%에 달한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지난해 네 분기 연속 역성장에서 벗어나 올해 1분기 1.8% 반등했던 제주 경제가 2분기 다시 성장을 멈췄다. 전국 경제가 전년 동기보다 3.7% 성장하는 동안 제주의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0.0%에 그쳤다.

제주 경제의 74%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관광·소비 관련 일부 업종이 증가했지만 전체 성장률은 0.7%에 머물렀다. 광업·제조업과 건설업도 각각 3.3%, 3.2% 감소했다.

2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4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 잠정치'에 따르면 제주 GRDP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0%로 집계됐다.

GRDP는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새로 만들어진 상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합한 지표다. 이번 성장률은 물가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 기준으로, 0.0%는 올해 1분기와 비교해 성장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지난해 2분기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북과 경기 등 12곳은 성장했고 전남·대전·울산·강원 등 4곳은 감소했다. 제주는 유일하게 보합을 기록했다. 성장률 순위로는 13위다.

충북이 반도체·전자부품 등의 증가에 힘입어 11.9%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기 5.9%, 서울 5.5%, 충남 3.3%, 광주 3.1%가 뒤를 이었다. 전남은 2.8%, 대전 2.0%, 울산 1.0%, 강원은 0.4% 각각 감소했다.

■ 1분기 1.8% 반등했지만 2분기 다시 제자리

지난 9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촉구 범도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분기 제주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GRDP 기준 건설업 생산은 3.2% 감소했다. 수주가 실제 공사와 부가가치 생산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촉구 범도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분기 제주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GRDP 기준 건설업 생산은 3.2% 감소했다. 수주가 실제 공사와 부가가치 생산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 경제는 지난해 내내 역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5년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0.4%, 2분기 -3.4%, 3분기 -3.1%, 4분기 -0.5%였다. 이번 공표 시계열 기준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1.9%로 전남(-2.0%)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올해 1분기에는 1.8% 성장하며 다섯 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전국 성장률 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2분기에는 0.0%까지 다시 내려왔다.

산업별 흐름도 1분기와 달라졌다. 제주 광업·제조업은 1분기 3.7%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3.3% 감소했다. 비금속광물과 반도체·전자부품 생산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은 3.2%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16.4%, 3분기 -16.2%, 4분기 -14.9%에 이어 올해 1분기 -8.6%에서 감소폭은 크게 줄었지만 아직 플러스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전국 건설업도 2분기 3.5% 감소했다. 건설경기 부진이 제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지만 제주에서는 2024년 이후 이어진 장기 감소 흐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 경제 4분의 3이 서비스업… 성장률은 전국의 5분의 1

지난 7월31일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분기 제주 서비스업 가운데 도소매업은 2.8%, 운수·창고업은 2.2%, 숙박·음식점업은 2.7%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전체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사진=뉴시스
지난 7월31일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분기 제주 서비스업 가운데 도소매업은 2.8%, 운수·창고업은 2.2%, 숙박·음식점업은 2.7%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전체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사진=뉴시스

제주 성장세가 힘을 받으려면 서비스업 회복이 중요하다.

2024년 명목 GRDP 기준 제주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4.0%다. 전국 평균 58.0%보다 16.0%p 높다. 관광과 소비, 운송, 숙박·음식점업 등의 움직임이 지역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

그러나 2분기 제주 서비스업 성장률은 0.7%였다. 전국 3.4%보다 2.7%p 낮고 17개 시·도 가운데 강원 0.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서비스업 내부에서는 업종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도소매업은 2.8%, 운수·창고업은 2.2%, 숙박·음식점업은 2.7% 증가했다. 관광객 이동과 소비에 직접 연결되는 업종들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보건·복지는 4.6%, 문화·기타서비스는 3.6%, 교육은 2.5%, 공공행정은 2.0% 증가했다.

반면 정보통신업은 20.1% 감소했다. 1분기에도 24.2% 줄어 두 분기 연속 2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사업서비스업도 3.5% 감소했다. 부동산업은 0.3% 줄었고 금융·보험업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관광과 소비 관련 업종의 증가만으로 정보통신·사업서비스 등의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힘이 부족했던 셈이다.

■ 건설수주 464% 증가했지만 생산은 3.2% 감소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기업·연구시설 일대. 2분기 제주 서비스업 가운데 정보통신업은 전년 동기보다 20.1% 감소해 1분기 24.2% 감소에 이어 두 분기 연속 2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사업서비스업도 3.5% 줄었다. 사진=제주국제자유도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기업·연구시설 일대. 2분기 제주 서비스업 가운데 정보통신업은 전년 동기보다 20.1% 감소해 1분기 24.2% 감소에 이어 두 분기 연속 2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사업서비스업도 3.5% 줄었다. 사진=제주국제자유도시

다른 경제지표와 함께 보면 제주 경제의 엇갈린 흐름은 더 선명해진다.

국가데이터처 제주사무소가 지난달 발표한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서 제주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2% 증가했다. 토목공사 수주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수출은 기타 집적회로 반도체와 부품 등을 중심으로 347.0% 증가했고 소매판매는 2.3% 늘었다. 고용률도 전년 동기보다 1.7%p 상승했다.

겉으로 보면 수주와 수출, 소비, 고용에서 긍정적인 숫자가 적지 않았지만 같은 기간 전체 GRDP 성장률은 0.0%였다.

건설수주와 건설업 GRDP가 반대 방향을 보인다고 통계가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건설수주는 앞으로 진행할 공사를 계약한 금액이다. 반면 GRDP의 건설업 부가가치는 해당 분기에 실제 진행된 공사를 통해 얼마만큼의 생산이 이뤄졌는지를 측정한다. 대규모 공사를 수주해도 실제 착공과 공정 진행, 부가가치 발생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2분기 464.2% 늘어난 건설수주가 향후 실제 공사로 이어지는지가 제주 건설경기 회복 여부를 확인할 지표가 되는 이유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특정 반도체 관련 품목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해서 지역 제조업 전체 생산과 부가가치가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품목과 제조업 전체의 범위, 생산·통관 시점 등이 서로 다르다.

■ 서비스생산 -3.0%인데 GRDP는 0.7% 증가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 ICC JEJU 2센터(왼쪽)와 1센터 전경. 지난 8월 발표된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서 제주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3.0% 감소했다. 제주 광업·제조업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3.3% 감소하며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ICC JEJU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 ICC JEJU 2센터(왼쪽)와 1센터 전경. 지난 8월 발표된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서 제주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3.0% 감소했다. 제주 광업·제조업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3.3% 감소하며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ICC JEJU

서비스업 지표를 해석할 때도 같은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8월 발표된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서 제주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3.0% 감소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한 곳은 제주가 유일했다.

이번 분기 GRDP에서는 제주 서비스업 실질 부가가치가 0.7% 증가했다.

두 수치가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업종별 사업체의 생산활동 변화를 지수로 측정하고, 분기 GRDP는 산업생산지수와 행정자료 등을 함께 활용해 지역에서 새로 창출된 부가가치를 추계한다. 작성 범위와 기초자료, 계산방식이 다른 만큼 숫자가 같은 방향과 폭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두 통계 모두 제주 서비스업의 회복 강도가 전국에 비해 약하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서비스업생산지수에서는 제주만 감소했고, GRDP 서비스업 성장률도 전국 3.4%보다 크게 낮은 0.7%에 그쳤다.

제주 경제가 다시 뚜렷한 성장 흐름을 만들려면 관광객 수나 수출·건설수주 같은 외형지표가 실제 생산과 부가가치 증가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경제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회복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정보통신과 사업서비스 등으로 확산되는지가 다음 분기의 주요 확인 지점이다.

이번 분기 GRDP는 국가승인통계가 아닌 실험적통계다. 산업생산지수와 행정자료 등을 활용해 분기 종료 후 90일 안에 지역경제 흐름을 빠르게 보여주는 통계로, 이후 기초자료 보완과 연간 지역소득 잠정·확정 결과에 따라 과거 수치가 수정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제주경제 #서비스업 #실질 지역내총생산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