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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CPTPP 머뭇댈 이유 없으나 농어업 대책이 먼저

파이낸셜뉴스

제조업 이득이 농어업 손실의 8배
농어민 지원책 충분하게 내놓아야

CPTPP 가입 시 국내 경제 영향. /그래픽=연합뉴스
CPTPP 가입 시 국내 경제 영향. /그래픽=연합뉴스

정부가 추진 중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면 제조업 생산과 국내총생산(GDP)은 늘어나지만 농림수산업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라경제 전체의 실익만 따지면 가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다만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에 대한 대책도 차질 없이 마련돼야 한다.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가 28일 공개한 '경제적 영향 분석 잠정 결과'에 따르면 협정 발효 10년 뒤 실질 GDP는 가입하지 않을 때보다 0.38%p 높아진다. 제조업 생산 파급효과는 15년간 연평균 최대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같은 기간 농림수산업 생산은 연평균 약 85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CPTPP는 관세 철폐뿐 아니라 디지털·노동·환경 등 폭넓은 통상규범을 담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일본·캐나다·호주·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해 회원국 경제 규모가 세계 GDP의 약 15%에 이른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거대 경제권 참여가 중요한 과제다. 제조업 생산 증가 효과가 농림수산업 생산 감소분의 8배 가까이 된다는 분석도 가입의 경제적 효과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농어업 피해를 숫자로만 판단해선 안 된다. 한국은 일본·멕시코를 제외한 10개 회원국과 이미 FTA를 맺고 있다. CPTPP에 가입하면 FTA가 없는 멕시코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만 적용되는 일본에도 추가로 시장을 열어야 한다. 그로 인해 저가 수입 농산물이 늘어나면 고령화와 경영난을 겪는 농어촌의 경제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이익은 수출기업에 돌아가고 부담은 농어민이 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가 공청회에 앞서 분석 결과를 공개한 것은 투명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품목별 피해 규모를 면밀히 분석해 구체적인 소득 보전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수산물 가공을 지원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등 경쟁력 강화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K푸드 확산으로 농수산물 수출 기회가 넓어진 만큼 시장개방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2022년에 가입을 추진하다 높은 시장개방률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가능성 등을 둘러싼 농어민의 반발에 중단됐던 경험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농수축산업계를 향해 "조만간 직접 만나 뵙고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또 FTA 피해 지원기금 부족분을 재정으로 채우고 수출 증가액의 일부를 활용해 피해를 보전하는 방안도 내놨다. 대통령이 직접 소통 의지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새 재원 방식은 이해당사자 간 논란이 없도록 면밀히 설계해야 한다. 국회 역시 초당적으로 협력해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야 한다. 정교한 보상과 체질개선이 함께 이뤄질 때 CPTPP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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