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멈춘 10차선에 음악과 춤… 도산대로서 대형 퍼레이드 펼친다 [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박상원 강남페스티벌 공동조직위원장
내달 3~5일 강남일대 공연·패션쇼
한국의 ‘메이시스 퍼레이드’ 꿈꿔
배우 박상원(사진)의 무대는 극장뿐만이 아니다.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서울의 문화예술 현장을 이끌고 있는 그는 지난해부터 강남페스티벌 공동조직위원장이라는 또 하나의 역할을 맡았다. 올해로 2년째다. 배우와 교수, 사진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동시에 문화예술과 도시를 연결하는 '기획자' 역할까지 활동 반경을 넓힌 셈이다.
최근 만난 박 이사장은 "연극과 도시축제는 생각보다 많이 닮았다"며 "무대와 조명, 음악, 배우, 객석의 호흡이 모두 연결돼야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지는 연극처럼 도시축제도 마찬가지이고, 무대가 훨씬 커졌다는 차이만 있다"고 말했다.
그 거대한 무대가 오는 10월 3~5일 강남에 펼쳐진다. 올해 15회를 맞는 강남페스티벌은 기존 영동대로에서 압구정로·도산대로 일대로 공간을 확장한다. 특히 10월 3일에는 도산대로 약 2㎞ 구간에서 22개 동 주민이 참여하는 첫 대규모 그랜드 퍼레이드가 열린다.
박 이사장이 특히 공을 들인 것도 이 퍼레이드다. 지난해 조직위원장을 맡자마자 퍼레이드를 제안했지만 스스로 '한 해 준비해서 할 일은 아니다'라고 판단해 접었다. 사실상 2년을 준비한 셈이다. 그가 머릿속에 그리는 장면은 구체적이다.
박 이사장은 "강남구 개청 이후 한 번도 멈춰본 적 없는 도산대로 10차선에서 신호등과 경적 소리, 매연 냄새가 사라지는 것이다"라며 "대신 음악이 있고, 치킨 냄새가 나고, 패션쇼와 전자댄스음악(EDM), 춤과 환호가 있는 거리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도로를 막고 대형 공연을 여는 것과는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명 가수를 불러 관객을 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민과 기업, 상권이 함께 축제를 만드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해 퍼레이드에는 강남 22개 동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다. 박 이사장은 "강남페스티벌을 만드는 것은 전문가지만 완성하는 것은 시민과 관객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의 경험도 강남페스티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해외 외교사절을 서울의 문화행사에 초청하고 예술계 인사들을 연결하는 것도 자신의 역할이라고 여긴다. 강남페스티벌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박 이사장은 강남이 세계적 이름에 걸맞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려면 도시, 시민, 기업, 상권이 함께 움직이며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축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축제가 끝난 후에도 미래를 위한 발전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강남페스티벌의 모든 과정을 담은 아카이빙북을 직접 기획하며 뒷마무리까지 챙기고 있다.
박 이사장은 "뉴욕의 메이시스 퍼레이드가 있듯 언젠가는 '10월에 서울에 가면 강남퍼레이드를 봐야 한다'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그때 사람들이 '강남에서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라고 느꼈으면 한다"고 마무리했다.
[email protected] 이설영 기자




